공장 굴뚝에 달았더니 탄소 배출 '뚝'…유럽 탄소세 걱정도 '뚝'

머니투데이 박기영 기자 | 2024.09.17 17:00

[인터뷰] 김경진 카본코리아 대표

김경진 카본코리아 대표./사진=박기영 기자
최근 유럽연합(EU)은 2026년부터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시행하기로 했다. CBAM은 EU가 수입하는 물품 중 생산과정에서 탄소배출량이 기준치를 초과하면 인증서 구매 방식으로 이른바 탄소세를 부과하다는 제도다. 시멘트, 전력, 비료, 철강, 알루미늄, 수소 등 6개 분야 상품에 우선 적용된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 보고서'를 통해 CBAM이 적용되는 2026년 국내 철강업계에서만 감당해야 할 비용이 851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EU의 CBAM 시행으로 탄소배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탄소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설비를 개발한 기업이 있어 주목된다. 노르웨이 카본글로벌과 독점기술 협약을 맺은 카본코리아다. 카본글로벌은 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기술 분야에서 100여건 이상의 세계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CCUS는 화석연료 사용 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를 포집해 저장하거나 활용하는 기술이다.

카본코리아는 2021년 설립된 한국 기업으로 카본글로벌로부터 이전받은 기술을 기반으로 3건의 자체 특허도 보유했다. 핵심 제품은 지난 3월 데모 버전이 완성된 중소형 CO2(이산화탄소) 플랜트다. CO2 플랜트는 공장 굴뚝에 연결해 매연에 흡착제를 투입하는 방법으로 이산화탄소를 분리한다. 90% 이상의 포집률을 자랑하며 데모 버전 기준으로 하루 1톤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할 수 있다. 포집한 이산화탄소 순도는 99% 이상을 기록했다. 흡착제는 다시 이산화탄소와 분리해 재사용할 수 있어 운영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카본코리아가 제작한 co2 플랜트./사진제공=카본코리아
김경진 카본코리아 대표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거나 공기 중에 있는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는 간접 기술이 아니라 직접 분리하는 기술"이라며 "가장 확실한 탄소배출 저감 대책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데모 버전을 개발해 특허를 출원하고 여러 기업에서 실제 시험 가동 중이다. 최근에는 서울연구원이 발주한 '올해 기후변화 대응 혁신기술 실증 지원사업' 중 '자원회수시설 CCUS 기술 개발' 부문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외에도 다른 지자체, 국내 통신 대기업, 연료전지 발전소 관련 업체, 유리제조 업체 등과도 협업을 논의 중이다.


김 대표는 "지난 3월 데모 플랜트 완성 후 여러 기업에서 많은 제안이 들어오고 있다"며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 할당업체는 729개로 이중 산업부문만 472개로 해결해야 하는 온실가스는 총 4억2462만톤에 달하는데 이들이 모두 잠재적 고객"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지난 8월 카본코리아에 전문 경영인으로 합류했다. 지난 7월 액시온그룹(구 아이에스이커머스)이 카본코리아 경영권을 인수한 후 김 대표에게 경영을 맡겼다. 그는 현대증권 주식운용부 펀드매니저와 리딩투자증권 IB본부장, 이글 사모M&A펀드 대표 등을 거친 증권맨 출신이다.

김 대표는 "과거 증권시장에서 ESG를 컨셉으로 결성한 펀드 등 소위 '착한 투자'는 성과가 미진했다"면서도 "과거와 달리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실질적인 규제가 시작되는 만큼 카본코리아의 CCUS 기술은 사업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그는 "올해 복수의 기업과 논의를 거쳐 내년 하반기쯤 본격적인 매출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활용한 사업도 구상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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