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보다 이례적인 건 한국 투자자의 움직임이었다. 국내 투자자는 주가가 폭락한 동전주 주식을 이틀간 10억원어치나 사 모았다. 그동안 홍콩에서 국내 투자금이 대거 유입된 동전주 주가가 폭락하는 일은 종종 일어났으나, 주가가 내린 이후 투자금이 몰린 적은 없었다.
11일 홍콩 증시에서 뉴링크테크놀로지(HK:9600)는 전일 대비 0.01홍콩달러(2.60%) 내린 0.375홍콩달러에 마감했다. 한화로 바꿔보면 주가가 전날보다 1.72원 내려서 주당 64원이 된 셈이다. 100원도 되지 않는 동전주인 탓에 주가는 장중 약간의 변동에도 출렁이는 모습을 보였다.
뉴링크테크놀로지 주가는 수개월에 걸쳐 급등했다가 하루 만에 빠졌다. 현주가는 지난 5월7일 종가(0.34홍콩달러)와 비슷한 수준이다. 주가는 지난 5~6월 급격하게 상승하면서 최고 2.72홍콩달러(6월13일)까지 올랐다가, 지난달 28일 하루 만에 85.98% 빠지면서 수개월 전과 비슷하게 됐다.
주가가 오르는 동안 기업에는 특별한 호재가 없었다. 오히려 뉴링크테크놀로지는 주가가 오르기 시작한 지난 5월14일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주당 0.28홍콩달러에 1억5730만2880주(유상증자 이후 지분율 기준 16.66%)의 신주를 발행해 4360만홍콩달러(약 74억9222만원)를 조달한 것이다.
실적도 적자행진을 이어갔다. 뉴링크테크놀로지는 지난달 29일 장 마감 이후에 상반기 순손실이 5540만위안(104억3071만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에도 2650만위안(약 49억8942만원)의 손실을 냈던 사측은 연구 개발 비용과 매출채권 신용 손실을 적자 확대의 이유로 꼽았다.
부진한 실적도 유상증자도 주가 영향은 미미했다. 유상증자는 기존 주식 가치를 희석시켜 악재로 해석될 수 있지만 뉴링크테크놀로지 주가는 유상증자 날 35%대, 이튿날 7%대 올랐다. 상반기 104억대 손실을 냈다는 공시를 낸 다음날에는 주가가 6% 떨어졌지만, 이튿날 다시 5% 오르면서 주가를 회복했다.
주가가 오른 이유도, 폭락한 이유도 알쏭달쏭한 기업이지만 폭락 이후에는 국내 투자금이 모였다. 한국예탁결제원 통계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는 지난달 29일부터 30일까지 이틀간 뉴링크테크놀로지 주식을 75만8508달러(약 10억1617만원)어치 매수했다. 같은 기간 홍콩 주식 매수, 순매수 모두 1위다.
홍콩 증시에서는 최소 5년 전부터 국내 투자자가 많이 매수한 홍콩 주식이 하루 만에 80~90%대 폭락하는 일이 반복돼왔다. 이에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온라인상에서 국내외 투자전문가나 유명 금융회사 종사자를 사칭한 이들이 투자를 권유하고, 주가가 급락하자 잠적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러나 뉴링크테크놀로지의 경우에는 주가가 오르는 과정에서 국내 투자금이 몰리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오히려 폭락 이후에 투자금이 몰렸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뉴링크테크놀로지의 주가는 국내에서 투자금이 몰린 이틀 동안에도 하락세를 보이다가, 이후로는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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