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세계 원유 시장의 벤치마크인 런던ICE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11월물 가격은 전일 대비 3.69%(배럴당 2.65달러) 급락한 배럴당 69.19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부진으로 올해 하락률이 10.2%로 늘어난 브렌트유는 2021년 12월 이후 2년9개월 만에 70달러선이 무너졌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10월 가격도 전일 대비 4.31%(2.96달러) 떨어진 배럴당 65.75달러로 마감하며 올해 하락률을 8.2%로 확대했다.
앞서 글로벌 투자은행이 공급 과잉을 이유로 올해 국제유가 전망치를 잇따라 하향 조정한 데 이어 이날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올해 수요 증가 전망치를 축소한 것이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세계 원유시장에는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의 경기둔화와 전기차 전환 등으로 인한 원유 수요 감소 우려 속 OPEC 회원국과 비OPEC 산유국 협의체인 OPEC+의 자발적 감산 중단(12월 예정)으로 인한 공급 과잉 우려가 커진 상태다. 이에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씨티그룹 등 글로벌 투자은행은 올해 국제유가 전망치를 내렸다. 특히 모건스탠리는 2주 만에 브렌트유의 전망치를 80달러에서 75달러로 추가로 내렸고, 씨티그룹은 60달러로 조정하기도 했다.
미즈호 증권의 밥 야거 에너지 선물 부문 선임 디렉터는 투자 메모에서 "중국과 OPEC의 원유 수요 파괴 원투펀치가 오늘 원유시장에 큰 타격을 줬다"며 "놀랍게도 열대 폭풍, 허리케인이 미국 멕시코만 유전을 휘젓는 동안 (원유)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중국의 원유 수입은 올해 약 3% 줄었다. 중국 원유 수입 감소는 2006년 이후 연간 기준으로 3차례뿐인데, 그중 하나는 코로나19 팬데믹 때인 2020년이었다"고 전했다.
한편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이날 보고서에서 "올해 전 세계 원유 수요가 사상 최대 규모로 늘어나고, 생산량은 이전 예측보다 적을 것"이라며 브렌트유 현물 가격이 이달 배럴당 80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시장에 퍼진 '수요 둔화·공급 증가' 수급 불균형 우려는 해소되지 않았다.
석유 시장 전략가인 클레이 세이글은 "올해 선진국의 석유 수요는 거의 증가하지 않았다. 중국 재정 부양책은 (부동산) 건설 부문을 활성화하지 못했다. 이것이 중국의 디젤 수요가 감소하는 이유 중 하나"라며 중국 부동산 시장이 회복하기 전까지 중국의 원유 수요 둔화도 계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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