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환자 신분증 발급에 은행까지 동행…'가짜 손자' 정체는

머니투데이 류원혜 기자 | 2024.09.10 19:31
치매 환자의 손자인 척하며 1억4100만원을 빼돌린 20대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대전지법 천안지원 형사5단독 류봉근 부장판사는 컴퓨터 등 이용 사기 혐의로 구속기소 된 A씨(26)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고 10일 밝혔다.

A씨는 우연히 알고 지내던 중증 치매 환자 B씨의 돈을 가로채기로 마음먹고 지난 1월 5일 충남 천안시 직산읍사무소에 B씨와 함께 방문했다.

당시 A씨는 B씨의 손자 행세를 하며 신분증을 발급받았다. 인근 농협에서 B씨의 모바일 OTP(일회용 비밀번호)도 발급받고, B씨의 휴대전화에 은행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기도 했다.


A씨는 B씨에게 "잠깐 빌려 쓰겠다"며 휴대전화를 가져간 뒤 은행 애플리케이션에 접속해 250만원을 이체했다. 그는 이후 28차례에 걸쳐 총 1억4100만원을 자신의 계좌로 송금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와 인적 신뢰 관계를 형성한 뒤 피해자 상태를 악용해 장기간에 걸쳐 거액의 이득을 얻었다"며 "액수가 상당히 큰 점과 범행이 상당히 치밀하고 구체적인 점 등을 보면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직 피해자와 합의하지 못했고 피해자 측에서 엄벌을 원하고 있다"면서도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는 점과 과거 벌금형으로 1회 처벌받은 점 등을 참작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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