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이널리시스 "가상자산, 전통 금융과 유사해져…범죄도 변모"

머니투데이 박수현 기자 | 2024.09.10 16:07
한국을 찾은 마이클 그로내거 체이널리시스 최고경영자(CEO)가 10일 서울 강남에서 열린 창립 1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체이널리시스
마이클 그로내거 체이널리시스 최고경영자(CEO)가 "가상자산을 활용한 사업은 점차 전통 금융과 유사해지고 있다"라며 "가상자산이 전통 금융의 인프라 역할을 할 수도 있지만 비트코인 현물 ETF(상장지수펀드)처럼 가상자산 (자체가) 전통 금융에 가까워지는 속도가 더 빨라졌다"고 했다.

그로내거 최고경영자는 10일 서울 강남에서 열린 창립 1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가상자산이 처음 등장했을 때는 기존 금융을 혼란스럽게 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지금은 비트코인 ETF나 스테이블코인과 같이 또 하나의 자산군으로 인정받고 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가상자산이 하나의 자산군으로 편입되며 관련 범죄도 달라지고 있다고 봤다. 그로내거 최고경영자는 "범죄자들은 달러를 주로 사용하지만 애석하게도 스테이블코인도 많이 활용된다"라며 "과거 '가상자산 범죄'는 가상자산을 악용한 일부 범죄에만 국한됐으나 이제는 마약, 사기 등 모든 종류의 범죄의 일부로 변모했다"고 했다.

북한에 대해서는 "북한 해킹 그룹의 가상자산 탈취 규모는 그 어느 때보다도 커졌다"라며 "이와 관련한 통계는 북한의 가상자산 해킹 규모와 미사일 테스트 횟수가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음을 시사한다"라고도 밝혔다. 다만 탈취한 가상자산이 현금화한 후에 실질적으로 어떻게 쓰이는지 추적하기 어렵기 때문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단언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체이널리시스는 범죄 예방 프로젝트 '스핀 캐스터 작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작전은 미국, 영국, 캐나다, 스페인, 네덜란드, 호주 등 6개국에서 진행됐으며 1억6200만달러(약 2177억원) 상당의 피해액과 관련된 7000개 이상의 단서를 발견하는 데에 도움을 준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 계정을 닫고, 자금을 압수하고, 추후 스캠 방지를 위한 정보를 개발하는 데에도 기여했다.

그로내거 최고경영자는 "체이널리시스는 지난 10년간 블록체인 생태계에 신뢰를 쌓아왔다"라며 "특히 한국은 민간 부문에 더 큰 투명성을 제공하고 이용자를 위한 규제를 시행하며 핵심 시장으로 자리 잡았다"라며 "북한의 지속되는 사이버 위협에 민관이 협력해 대비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한국에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백용기 체이널리시스 한국지사장이 10일 서울 강남에서 열린 체이널리시스 창립 1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가상자산 생태계 혁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체이널리시스
백용기 체이널리시스 한국지사장은 올해 가상자산 시장의 세 가지 포인트로 △가상자산 시장의 성장세 지속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 △진화하는 가상자산 범죄를 꼽았다. 백 지사장은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도 '크립토 스프링'이 찾아왔다며 글로벌 가상자산 도입 지수에서 지난해 27위를 기록했던 한국이 올해는 19위에 올랐다고 설명했다.

체이널리시스 포렌식 도구가 범죄 수사에 사용된 사례도 공유했다. 지난 5월 경찰청은 텔레그램 마약 거래 채널을 개설하고 가상자산을 활용해 50억원 상당의 마약을 해외에서 국내로 유통한 범죄 조직을 검거했다. 이 과정에서 체이널리시스 포렌식 도구를 사용해 온체인 추적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효민 체이널리시스 수사자문 매니저는 체이널리시스의 수사 솔루션을 시연했다. 김 매니저는 돼지도살 스캠(Pig butchering Scam)을 예시로 들면서 체이널리시스 엔드투엔드 수사 솔루션을 통해 법 집행기관과 금융기관이 어떻게 불법 가상자산 활동을 추적하고 자금 흐름을 분석하며 자산을 압수할 수 있는지 보여줬다.

2014년 설립된 체이널리시스는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기업이다. 디지털 자산의 이동을 실제 서비스에 매핑해서 한 눈에 파악하기 쉽도록 보여준다. 불법 활동 추적, 리스크 관리, 인사이트 제공 등의 서비스를 통해 고객이 혁신적인 시장 솔루션을 개발할 수 있도록 돕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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