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아이폰16 발표에 냉담한 시장…'아이폰 부품주' 동반 약세

머니투데이 천현정 기자 | 2024.09.10 13:54

[오늘의 포인트]

9일(현지시각) 미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의 애플 본사에서 신제품 발표회가 열려 방문객들이 이날 공개된 아이폰16 시리즈를 카메라에 담고 있다./AP=뉴시스
애플이 신제품 아이폰16 시리즈를 공개했지만, 국내 '아이폰 부품주'는 동반 급락 중이다. AI(인공지능) 기능이 탑재된 첫 번째 아이폰으로 기대감을 모았으나 아이폰 교체 수요를 자극할 정도는 아니었다는 의견이 나온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이번 신작 발표가 애플 AI 생태계의 시작점에 불과하다며 장기적으로 애플 공급망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10일 오전 11시44분 기준 코스피 시장에서 LG이노텍은 전일 대비 1만7000원(7.16%) 내린 22만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LG이노텍은 아이폰에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고 있고 전체 매출의 84%가 아이폰 매출이다. 비에이치는 전일 대비 2050원(10.15%) 내린 1만8150원에 거래되고 있다. 비에이치는 스마트폰 OLED 디스플레이에 사용되는 연성회로기판(FPCB)을 공급한다. 자동초점장치(AFA)와 손떨림방지장치(OIS) 부품 등을 공급하는 자화전자는 전일 대비 660원(3.58%) 내린 1만7780원에 거래되고 있다.

애플은 9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애플파크에서 신제품 발표 행사를 열고 아이폰16 시리즈, 애플워치10, 에어팟4 등을 공개했다. 아이폰16 시리즈에는 생성형 AI 기능을 위해 최신 앱 프로세서(AP)인 A18칩이 적용됐고 카메라 성능도 향상됐다. 한국의 경우 처음으로 1차 출시국에 포함돼 오는 13일부터 사전 주문이 가능하다.

언팩 이벤트에도 애플 주가는 약세였다. 9일(현지 시간) 뉴욕 증시에서 애플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0.09달러(0.04%) 오른 220.9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내내 1%대 약세를 보이다가 소폭 상승 마감했다. 'AI폰'으로 시장의 기대를 모았지만 정작 애플 인텔리전스 기능은 10월에야 도입되는 점과 미국과 중국의 수요 부진으로 IT 산업의 반등 시점이 내년으로 밀린 점이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상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예상과 달리 애플은 아이폰16의 판매 가격을 동결했는데 글로벌 프리미엄 스마트폰 수요가 정체된 상황에서 가격 인상이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며 "아이폰17에서도 가격 동결이 이어진다면 향후 애플 벨류체인 기업의 부품 가격 인하 압박은 거세질 것"이라고 짚었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기저 효과로 아이폰16 시리즈 판매량이 전작 대비 9%가량 늘어날 전망이지만 당장 아이폰 교체 수요를 자극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아이폰16 시리즈는 AI 관점에서 과도기적 제품으로 장기적으로는 2027년까지 AI 디바이스로의 교체 수요를 확인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이번 언팩 행사 발표 내용이 사실상 지난 6월 개발자회의에서 이미 공개된 내용으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는 의견도 나온다. 안소은 KB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서는 올해 3~4분기 애플의 아이폰 매출액이 전년 대비 3~5%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AI 기능 탑재가 아이폰 교체 수요를 촉진할 것이라는 기대는 유효하다"고 밝혔다. 고의영 iM증권 연구원은 "지난 5년 동안 LG이노텍의 주가는 통상적으로 언팩 행사 2주 전까지 상승하고 언팩 직전부터 2주 동안 하락했다가 언팩 약 한 달 뒤 반등하는 모습을 보여왔다"며 "올해도 비슷한 흐름을 따른다면 주가 조정 이후 9월 말 즈음 매수를 노려보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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