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우 문체부 체육국장은 1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진행한 배드민턴협회 조사 관련 중간 브리핑에서 "국가대표 선수단의 국제대회 일정을 고려해 선수단 48명 중 현재까지 총 22명의 의견을 청취했다"며 "실무자에게 보고받은 바로 횡령·배임 사태 책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최근 '셔틀콕 페이백' 의혹으로 불리며 논란이 된 김 회장의 '후원 물품 배임 및 유용 의혹'은 배드민턴협회가 국고 지원 사업(승강제리그·유청소년 클럽리그)을 위한 셔틀콕 등을 구매하면서 40%의 물량을 '페이백'으로 받아 불투명하게 집행했다는게 핵심 골자다. 협회는 올해 총 8억6000만원(승강제리그 4억7000만원+유청소년 클럽리그 3억9000만원) 상당의 용품을 구입하면서 약 1억4000만원 상당의 셔틀콕·라켓 등 후원물품을 후원사가 배분하는 내용의 서면계약을 맺었다.
문제는 이같은 물품이 공식절차 없이 임의로 배부되거나 보조사업 목적과 관련이 없는 대의원총회 기념품 등으로 일부 사용한 사실이 드러났다는 점이다. 이외에도 수의계약으로 2022년부터 올해까지 26억원 상당의 용품을 후원사와 수의계약으로 구매해 보조금법 위반 문제와 배드민턴협회 임원이 재직 중인 업체를 협회 공인구로 지정하는 문제 등도 제기됐다.
이 국장은 "현재까지 파악된 사항만으로도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다"며 "횡령 및 배임의 가능성도 있고 이미 회장에 대한 고발 사건이 수사기관에 접수된 만큼 추가적인 조사가 마치는 대로 수사 참고자료로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배분금과 별도로 국가대표 선수가 국제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면 후원사로부터 직접 개인 보너스를 받았으나 현재는 그 보너스를 배드민턴협회가 일괄 수령하는 것으로 규정돼 있는데 선수들도 이를 모르고 있었다. 문체부는 협회 관계자를 대상으로 이에 대한 경위와 해당 예산의 사용처를 파악 중이다.
문체부는 아울러 국가대표가 아닌 배드민턴 선수의 경우 최소 5년 이상 국가대표로 활동하고 남자는 만 28세, 여자는 27세인 경우에만 세계배드민턴연맹 승인 국제대회 출전이 가능했는데 이를 폐지토록 권고했다. 실업배드민턴연맹의 지나치게 긴 계약기간과 학력에 따른 연봉 차별 등도 폐지를 추진한다.
불합리한 국가대표 선발 방식도 개선한다. 배드민턴 '단식'은 선수의 경기력 100%로 선발하는데 '복식'은 경기력 70%, 평가위원의 평가점수 30%로 지나친 주관적 평가가 포함된다는 지적에 공정한 평가 대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이 국장은 "잘못된 것은 바로잡고, 배드민턴협회가 선수와 지도자를 위한 서비스 기관으로 거듭나도록 하는 계기로 삼겠다"며 "이달 말 조사 결과를 종합해 최종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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