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이어 유럽 대표 배터리회사도 흔들…"공장 축소·감원 추진"

머니투데이 윤세미 기자 | 2024.09.10 11:15
유럽의 배터리 자급화 핵심 기업으로 꼽히는 노스볼트가 전기차 시장 환경 악화를 이유로 구조조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일부 공장을 폐쇄·매각·통합하고 직원 규모도 대폭 줄이겠단 계획이다.

2022년 2월 스웨덴 북부 셸레프테오에 있는 노스볼트 기가팩토리에서 근로자들이 걸어가고 있다./AFPBBNews=뉴스1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스웨덴 기업 노스볼트는 이날 성명을 통해 "어려운 거시 경제 환경과 사업 우선순위에 대한 재검토 결과 비용 절감의 필요성이 커졌다"며 구조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노스볼트는 우선 폴란드 그단스크 공장의 경우 잠재적 파트너 및 투자자들과 논의에 들어갈 것이라며 해당 공장의 일부 또는 전체 매각을 시사했다. 아울러 추가 공지가 있을 때까지 스웨덴 셸레프테오에 있는 기가팩토리 내 양극재 생산 시설 운영을 중단하기로 했다. 스웨덴, 독일, 캐나다에 기가팩토리를 추가 건설하는 계획은 계속 추진하되 조정된 일정을 추후에 발표한단 방침이다.

노스볼트는 감원 규모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채 "노조와 건설적인 논의를 계속하고 있으며, 정리해고 필요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스볼트는 현재 약 7000명의 직원을 고용 중이다.


2016년 스웨덴에서 설립된 노스볼트는 2021년 말 전기차용 배터리를 생산한 최초의 유럽 기업으로, 현지 시장을 선점한 한국과 중국 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는 상대로 거론돼왔다. 유럽 배터리회사 가운데 유일하게 유럽 내 기가팩토리를 운영 중이다. 폭스바겐, 블랙록, 골드만삭스 등이 투자자로 있으며 현재 몸값은 120억~150억달러(약 16조~20조원)로 추정된다. 지난해 상장을 추진했지만 시장 환경 악화와 회사 운영 문제로 이 역시 잠정 연기한 상태다.

가장 큰 문제는 전기차 산업 전체의 수요 둔화다. CNBC에 따르면 5월 유럽 내 전기차 등록은 전년 대비 3% 감소했다. 자체적인 수율 문제로 생산량 확대도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고 있다. FT에 따르면 기가팩토리의 연간 생산능력은 15GWh지만 현재 생산량은 1GWh에도 미치지 않는다. 결국 2020년 BMW와 맺은 20억유로(약 3조원) 규모의 공급 계약이 파기됐고 폭스바겐 산하 스카니아는 올해 초 공급 지연에 불만을 제기했다.

FT는 유럽의 전기차 및 배터리 산업이 수요 및 투자 둔화와 중국과의 치열한 경쟁 속에 불확실한 미래에 직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기차 대량 보급을 위해 필요한 저렴한 모델이 충분하지 않고, 정부 보조금이 줄면서 소비자 관심은 더 떨어졌단 지적이다. 그 틈을 파고들어 중국과 미국산 전기차가 시장을 선점 중이다. 비야디와 테슬라의 판매량은 유럽 회사들의 판매량을 훌쩍 뛰어넘는다. 현지 기업들은 경쟁력이 위협받고 있다. 폭스바겐은 독일에서 창사 이래 처음으로 공장 폐쇄 가능성을 거론했고 볼보는 2030년까지 전기차로 전환하겠단 목표를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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