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말 은행장 임기종료를 앞둔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은 이달부터 일제히 CEO 승계절차에 나선다. 금융당국은 지난해말 금융(은행)지주와 은행 CEO 승계절차를 임기만료 3개월 전부터 시작하도록 '모범관행'을 발표했다.
은행권에서는 빨라진 은행장 인사로 임직원 인사평가가 예년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주요 은행장 후보군을 이루는 임원들의 경영·성과평가가 마무리돼야 정확한 인사 검증을 할 수 있어서다. 실제 일부 은행에서는 올해 인사평가가 다소 앞당겨졌다.
정확한 임원 평가를 위해서는 소속된 조직의 인사평가도 함께 필요하기 때문에 일반 직원의 인사평가도 빨라질 수 있다. 하반기 KPI(성과평가제도)의 경우 평가 기준이 만들어지자마자 평가가 시작될 수 있다는 이야기까지 돈다.
아울러 인사평가와 함께 내년 사업계획 작성도 앞당겨질 수 있다. CEO 인사가 경영 전반의 사업 일정에 영향을 주는 셈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9월부터는 내년 사업계획 작성에 들어가기는 한다"며 "원래도 인사평가에 연말 기간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부분이 있는데, 더 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명목상 CEO 승계절차가 3개월 앞으로 당겨졌지만 실효성이 없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해마다 10월에 국회에서 열리는 국감 때문이다. 국감에서 다뤄질 내용이면 대부분 내부에서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새로운 내용이 나올 수 있고, 내부 문제가 외부로 알려지는 것은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특히 농협중앙회 산하의 농협금융지주나 농협은행, 과거 정부의 공적자금이 투입됐던 우리금융그룹과 우리은행은 국감 결과에 더 민감할 수밖에 없다. 국감이 끝나야 제대로 된 임원의 인사평가가 될 수 있고, 은행장 후보 평가에도 반영될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주요 임원 인사평가는 국감이 끝나야 제대로 될 수 있다"며 "CEO 선임 절차가 3개월 앞당겨진 것이 올해가 처음이라 다들 생소해하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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