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전부터 시작'…은행장 인사 레이스 열렸다

머니투데이 김도엽 기자, 이병권 기자 | 2024.09.11 10:00

[MT리포트]빨라진 금융권 CEO 인사①

편집자주 | 5대 은행을 비롯한 주요 금융사의 CEO 임기가 올해 말 만료된다. 새로운 지배구조 모범관행이 처음 적용되면서 CEO 인사가 9월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3개월 간 진행되는 선임 절차에 검증의 정확도는 높아질 수 있으나 현장의 피로도는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빨라진 금융권 인사 레이스 장단점을 짚어봤다.

임기 만료 앞둔 은행 및 금융지주 CEO/그래픽=윤선정

올해 연말부터 내년 초까지 5대 은행을 포함한 국내 주요 은행·금융지주 최고경영자(CEO) 15명의 임기가 만료된다. 금융당국의 모범관행에 따라 차기 CEO를 정하는 절차가 이달부터 본격 가동될 예정이다. 과거보다 빨라진 승계 절차로 변화가 예상된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는 전날 자회사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자경위)를 열고 올해 말부터 내년 초까지 임기가 마무리되는 자회사 12곳의 승계절차를 개시했다. 자경위는 '자회사 대표이사 승계후보군(Long-list)' 선정도 완료했다. 향후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 추천을 위한 심의를 진행해 나갈 예정이다.

신한금융 계열사 내 정상혁 신한은행장을 포함해 문동권 신한카드 사장, 이영종 신한라이프 사장, 정운진 신한캐피탈 사장, 이희수 신한저축은행장, 이승수 신한자산신탁 사장, 조경선 신한DS 사장, 정지호 신한펀드파트너스 사장, 김지욱 신한리츠운용 사장, 이동현 신한벤처투자 사장, 강병관 신한EZ손해보험 사장이 올해말 임기가 만료된다. 내년 3월에는 박우혁 제주은행장의 임기도 끝난다.

올해말 CEO 인사는 금융당국의 '은행지주·은행의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관행'이 적용되는 첫 사례로 지주사와 은행 CEO는 최소 3개월 전부터 경영승계절차를 개시해야 한다.

정상혁 행장을 포함해 이재근 KB국민은행장, 이승열 하나은행장, 조병규 우리은행장, 이석용 NH농협은행장 등 5대 은행장이 일제히 올해 12월31일 임기가 만료된다. KB금융, 하나금융, 우리금융, NH농협금융은 추석 연휴가 끝난 뒤 은행 CEO 선출을 위한 이사회 내 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금융지주 회장 중에서는 이석준 NH농협금융 회장의 임기가 올해 말 만료된다. 이어 내년 3월에는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김기홍 JB금융 회장의 임기도 끝난다.

은행권에서는 실적 등 성과를 기본적으로 평가하되 최근 주목도가 높아진 '내부통제'도 주요 평가 요소로 꼽힐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전임 행장의 임기를 이어받아 짧은 기간에 성과를 냈다고 평가받지만 연이어 터진 횡령·부당대출 사고의 책임소지가 뒤따른다. 특히 당국은 손태승 전 회장 관련 부당대출을 엄중히 인식하고 있다.


이석용 농협은행장도 성과는 좋으나 횡령 등 금융사고가 연임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취임하면서 "중대 사고와 관련한 계열사 대표의 연임을 제한하겠다"고 언급한 점도 부담이다.

1년 연임 임기를 추가로 받은 이재근 국민은행장도 잇따른 배임사고와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에 부담을 안고 있다. 그럼에도 재임 기간 매년 역대 최대 순이익을 기록해 KB금융이 리딩금융의 자리를 지키는데 공이 큰 것으로 평가받는다.

금융권에선 내부 출신에 무게를 두고 있다. 먼저 선임절차를 개시한 은행에서도 내부 인사 경쟁력이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차기 수협은행장 출사표를 낸 6명 중 4명이 수협은행 내부 출신 인사다. 금융권에서는 강신숙 현 행장을 비롯해 현직 수협은행 인사 3명이 우위에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SC제일은행은 이미 내부 인사인 이광희 기업금융그룹장을 차기 행장으로 내정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외부 인사에게 공정한 기회를 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실제 지난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금융사의 부회장 제도가 폐쇄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신인 발탁이나 외부 인사를 차단하는 부작용이 있다"고 비판했고 주요 금융지주에서는 부회장이 사라졌다.

그럼에도 금융권에서는 주요 은행장들과 지주 회장의 선출시기가 겹치면서 경쟁력 있는 외부 인사가 CEO 레이스에 참여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금융사 임원추천위원회는 통상 헤드헌터사 등으로부터 추천받은 외부 인사를 후보군에 넣는다. 동일한 인물이 여러 금융사 CEO 후보로 추천받을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실제 지난해 상반기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지난해 하반기 KB금융지주 회장 선출 과정에서 동일 인물이 후보군에 포함됐다. 능력있고 중량감을 갖춘 외부 인사가 그만큼 적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 장면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 주요 금융사의 실적이 일제히 좋은 편이기 때문에 내부통제나 미래 전략 등 다양한 요소들이 CEO 평가에 작용할 것으로 본다"라며 "이에 전통적으로 은행 CEO는 외부 인사보다는 내부 인사가 우위에 있지만 모범관행이 바뀐 첫 사례인만큼 변수가 있을 수 있고 지주 회장은 또 다른 차원으로 지켜봐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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