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준금리 인하를 앞두고 시중금리가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미국 경기지표가 잇따라 부진하게 나타나면서 연내 예상보다 큰 폭의 금리인하가 단행될 것이란 예상이 강해지면서다. 통화정책 전환 시점이 가까워지면서 한때 100bp까지 벌어졌던 미국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은 2년만에 해소됐다. 국내 금리 역시 빠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데, 당분간 채권시장 강세를 예상하는 시각이 다수다.
9일 금융투자협회 등에 따르면 이날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일대비 1.6bp 오른 2.897%를 기록했다. 10년 금리는 4.2bp 오른 3.032%, 30년 금리는 4.1bp 상승한 2.966%로 나타났다. 이날 금리는 상승(채권 가격 하락)했지만 최근 채권시장은 강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 한 주간 국고채 3년물 금리는 7.2bp 하락했고 10년물은 9.8bp 내렸다. 올 들어 가장 고점이었던 지난 4월 말 대비로는 65.5bp 낮은 수준이다.
미국 국채금리 하락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미국 국채 금리는 이번 달 들어 크게 하락 중이다. 9월 초 3.9% 대였던 10년물 금리는 현재 3.7%대 초반으로 20bp가까이 하락했다. 2년물은 3.93%에서 3.69%로 20bp 넘게 떨어졌다. 단기 금리가 급락하면서 장단기 금리차 역전현상도 2년만에 정상화됐다.
최근 미국 8월 ISM(공급관리협회) 제조업 PMI(구매관리자지수)에 이어 8월 고용지표가 시장 예상치를 하회하면서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졌고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예상은 강해졌다. 특히 연내 빅컷(50bp 이상 인하)예상이 높아지면서 단기금리 하락 폭이 커졌다. 전문가들은 9월 기준금리 25bp 인하를 예상하면서도 이후 인하 폭이 커질 가능성을 열어 뒀다. 이정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8월 고용 데이터만 보면 심각한 정도는 아니지만 최근 추세는 과거 침체진입의 임계점에 근접했다"며 "9월 빅컷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연내 100bp 이상 인하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같이 경기 지표 발표와 연준 움직임 등에 따라 변동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채권 투자 전략에 대한 고민도 커지고 있다. 금리 인하를 선반영한 시중금리가 급락하면서 가격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반면 통화정책 완화에 유리한 환경이 지속되고 장단기 금리차 정상화 초입이라는 점에서 투자를 조언하는 목소리도 높다. 안전자산 수요가 늘어나는 것도 채권 투자에 유리하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크레딧 채권 만기 도래가 증가하고 내년 국채발행 증가 계획 등으로 채권 시장 부담요인에도 싸게 살 기회를 기다리는 게 쉽지 않은 환경"이라면서도 "금융시장 불안만 완화되면 내년 상반기 국내 금리인하룸은 2.75%로 예상되는 만큼 국고채 10년 3%대는 매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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