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국가통계국은 9일 중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0.6% 상승했다고 밝혔다. 전월 0.5% 상승에 비해 0.1%포인트 높아졌지만, 시장 기대치인 0.7%는 여지 없이 하회했다.
중국 정부는 CPI가 지난 2월부터 6개월 연속 전월 대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계절적 요인을 감안하면 전월 실적 대비 분석은 의미가 없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여전히 바닥을 기고 있다.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이 온 사회를 뒤덮고 경제활력이 사실상 사라졌던 시기와 다를바가 없다. 실제 1~8월 누적 CPI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0.2%에 불과했다.
중국 CPI는 2023년 2월 전년 동월 대비 1.0% 상승을 기록한 이후 올 8월까지 무려 18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마이너스이거나 겨우 0%대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말 그대로 역사적 저물가다. 내수가 사실상 회복 동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물가하락은 얼핏 소비를 촉진할 것 처럼 여겨지지만 현실은 정 반대다. CPI가 하락한다는건 주민들이 생활에 꼭 필요한 물품조차 구입을 망설인다는 의미다. 그래서 물가하락은 소비위축과 긴밀하게 연동된다. 중국에서 장기 물가하락을 동반하는 경기침체를 의미하는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는건 이 때문이다.
PPI(생산자물가지수) 상황도 심각하다. 8월 PPI는 전년 동월 대비 1.8% 하락하며 전월 -0.8%는 물론 시장 기대치인 -1.4%도 상당폭 하회했다. 지난 2022년 10월 이후 무려 23개월 연속 마이너스다.
중국에선 역사적 저물가를 감안할 경우 중국 정부가 발표하는 GDP 성장률도 곧이 믿을 수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중국경제매체 차이신은 물가 반영 1분기 경제성장률이 4.2%에 그쳤다고 최근 발표했는데, 정부 발표 5.3%와 1%포인트 이상 차이나는 수준이었다.
이런 우려는 중국 내에서만 제기되는게 아니다. BoA(뱅크오브아메리카)는 최근 중국 연간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5%에서 4.8%로, 골드만삭스와 UBS는 각각 5.0%에서 4.9%로, 4.9%에서 4.6%로 내려잡았다. 중국의 2분기 GDP성장률이 4.7%라고 발표된 직후였다.
블룸버그통신은 "소비자들이 구매를 늦추고 기업들이 임금을 삭감하면서 약화한 수요는 중국의 성장률 목표인 '5% 안팎' 달성 가능성을 낮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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