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동결' 직격한 KDI…"고금리 기조로 내수 회복 지연"

머니투데이 세종=정현수 기자 | 2024.09.09 12:00
(서울=뉴스1) 김성진 기자 = 서울 중구 명동 골목의 폐업한 상점 모습. 2024.8.19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경기 개선이 제약되는 모습"이라는 진단을 이어갔다. 원인으로는 고금리 기조에 따른 내수 회복 지연을 꼽았다. 최근 부채 문제를 감안한 듯 개인사업자 연체율 상승은 위험 요인으로 제시했다.

KDI는 9일 발표한 '경제동향 9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높은 수출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고금리 기조로 내수 회복이 지연되면서 경기 개선이 제약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수출 증가, 내수 회복 지연, 경기 개선 지연 등의 흐름은 KDI가 매달 발표하는 경제동향의 최근 인식과 큰 틀에서 변화가 없다.

다만 달라진 표현도 등장한다. KDI는 지난달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높은 수출 증가세가 지속됐으나 내수는 미약한 수준에 그치며 경기 개선을 제약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이번달에는 내수와 엮인 고금리 기조를 명시적으로 거론한 게 눈에 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달 22일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했다. 이를 두고 대통령실까지 나서 "내수진작 측면에서 보면 아쉽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행정부가 독립기관인 한은 금통위 결정에 대해 언급하는 것 자체가 이례적이다. 여당의 반응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KDI 역시 그동안 기준금리 문제를 계속 거론해왔다. "내수는 고금리 기조가 유지됨에 따라 회복세가 가시화되지 못하는 모습"(6월), "고금리 기조가 지속됨에 따라 내수는 회복세를 보이지 못함"(7월) 등의 표현을 경제동향에 담았다.

다만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한 지난달에는 '고금리 기조' 표현을 담지 않았다. 지난달 KDI 경제동향은 금통위 결정에 앞서 나왔다. 하지만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또다시 동결하자 이번달에는 "고금리 기조가 지속됨에 따라 소매판매는 부진한 흐름을 이어감"이라고 평가했다.

KDI는 "소매판매와 건설투자의 부진이 지속되는 등 내수 회복세는 가시화되지 못함. 건설투자 선행지표의 누적된 부진을 감안하면 당분간 건설투자 및 관련 고용도 부진을 지속하면서 내수 회복을 제약할 가능성"이라며 내수 상황에 대해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반면 수출은 "견실한 회복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라고 판단했다.

KDI는 "ICT(정보통신기술)를 중심으로 수출이 높은 증가세를 유지함에 따라 제조업의 회복세가 지속"했다며 "자동차 생산 차질로 관련 지표가 다소 조정됐으나 반도체 생산이 높은 수준을 지속하는 등 제조업의 회복세는 유지되고 있음"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0%까지 내려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해선 "공급측 가격 상승 압력이 축소된 가운데 수요측 압력도 낮게 유지되면서 목표 수준에 근접했다"며 "최근의 두바이유 가격 하락은 향후 물가상승세 둔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에 따른 자본시장 변동성은 변수로 거론했다. KDI는 "자본시장 변동성이 일시적으로 확대됐으나 신용시장의 안정세는 유지했다"며 "고금리 기조에 따른 내수 부진으로 개인사업자의 부채 상환 부담이 지속됐다"고 밝혔다.

미국경제에 대한 부정적 전망과 관련해선 "소비와 기업투자가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어 성장세는 완만하게 둔화될 전망"이라며 "고용 증가세 둔화와 실업률 상승, 제조업 기업심리 악화에도 불구하고 소매판매와 소비심리가 개선되면서 2024년 경제성장률 전망은 대체로 유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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