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P·CNN 방송 등 주요 외신을 종합하면 스페인 외무부는 성명을 내고 곤살레스가 이날 오후 4시 스페인 공군기를 타고 마드리드 인근 토레혼 공군 기지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곤살레스의 대변인실은 도착 직후 "곧 베네수엘라의 자유와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투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는 내용의 음성 메시지를 배포했다.
호세 마누엘 알바레스 스페인 외무장관은 이날 스페인 방송 RTVE와의 인터뷰에서 곤살레스의 요청대로 스페인 정부가 그의 정치적 망명을 허가할 것이라며 "신체적 온전성이나 기본권이 위험에 처할 수 있는 사람은 누구든 스페인과 스페인 대사관에서 환영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도 전날 회의에서 "곤살레스는 스페인이 포기하지 않을 영웅"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호셉 보렐 유럽연합(EU) 외교 정책 책임자는 "오늘은 베네수엘라 민주주의에 슬픈 날"이라며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어떤 정치 지도자도 다른 나라로 망명을 강요받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마두로 정권도 곤살레스의 망명을 허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부통령은 "며칠 전 카라카스 주재 스페인 대사관에서 자발적으로 난민 생활을 하던 곤살레스 우루티아의 출국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앞서 곤살레스는 이날 스페인 망명 전 베네수엘라 주재 네덜란드 대사관, 스페인 대사관에 차례로 머물러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카스파르 벨트캄프 네덜란드 외무장관은 이날 곤살레스가 선거 다음 날 네덜란드 대사관에 긴급히 피난처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결국 곤살레스가 이끄는 야권은 전체 표의 약 3분의 2를 얻은 것으로 나타난 투표 자체 집계 결과를 온라인을 통해 공개했다. 그러나 베네수엘라 검찰은 이와 관련 곤살레스에 공공기관 탈취와 공문서위조, 불복종 선동, 법 집행 방해, 조직범죄 등의 혐의로 체포 영장을 청구했다. 이 혐의가 모두 인정되면 곤살레스는 최대 징역 30년 형을 받을 수 있다.
또 다른 야당 지도자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는 "곤살레스의 망명 결정은 생명이 위험에 처해 있었기 때문"이라며 "잔인한 억압의 물결이 있었다"고 말했다. 마차도는 소셜미디어(SNS) 'X'에 글을 올려 "곤살레스에 대한 위협과 소환장, 체포 영장 등의 협박과 강압 시도는 그를 침묵시키거나 끌어내리려는 마두로 정권의 집착에 한계가 없음을 보여 준다"고 지적했다.
현재까지 베네수엘라에서는 선거 이후 발생한 항의 시위로 인해 27명이 숨지고 192명이 다쳤다. 마두로 정권은 시위에서 약 2400명을 체포했다. 지난달 22일 베네수엘라 대법원은 마두로의 대선 승리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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