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관 블루런벤처스(BRV) 대표가 조세피난처인 '세인트키츠 네비스(구 세인트크리스토퍼네비스) 연방'의 국적을 취득한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끈다. 고 구본무 LG 선대 회장의 맏사위이자 자신이 운영하는 펀드를 통해 국내에 조단위대의 투자를 하고 있는 윤 대표는 최근 과테말라 국적을 위조한 의혹으로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5일 서울 양재동 서울행정법원에서 열린 윤 대표(원고)와 강남세무서장(피고)간 '종합소득세 부과처분 취소청구' 소송이 끝난 직후 피고 측 법률대리인인 강남규 법무법인 가온 대표변호사는 원고가 주장하는 항구적 주거로서 미국이 적절한 지 의문이라며 새로운 국적 취득 시도에 대해 언급했다.
강 변호사는 "원고는 과세대상 기간에 미국에는 고작 연간 12~33일(2016~2019년) 정도만 체류하면서도 국내에서는 미국 시민권자라고 과세를 회피하고, 미국 과세관청에 신고할 때는 일본 주소를 자신의 주거지로 신고해 세금을 피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2019년말에는 조세피난처인 세인트키츠 네비스(Federation of Saint Kitts and Nevis: SK&N)의 국적도 취득하려고 한 것으로 보아 원고가 미국에 진실한 항구적 주거를 두고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투자이민 신청서에 자신을 일본 거주자라고 밝히고, 일본 주소지로 세인트키츠 네비스 국적 취득 관련 컨설팅 계약서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은 "윤 대표는 영국의 이민컨설팅 업체를 통해 세인트키츠 네비스에 투자이민을 신청해 실제 시민권을 획득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한국에선 미국 시민권자로, 미국에서는 일본 거주자로, 일본에선 세인트키츠 네비스 국민으로 주장해 조세를 회피했다는 의혹이 이는 대목이다. 강 변호사는 이를 가리켜 "원고는 택스노마드(Tax Nomad: 세금유목민)"라며 "전세계 어디에도 세금을 내지 않으려는 시도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SK&N는 1984년부터 기부금(SISC: Sustainable Island State Contribution: 최소 25만달러)과 부동산 투자(PRES: Private Real Estate Sale, 최소 40만달러-7년간 유지)를 할 경우 시민권을 주는 적극적인 투자 이민 프로그램을 운영해 오고 있다.
또 증여세·상속세·양도소득세·소득세가 없는 조세피난처로 법인세도 일반적으로는 35%이지만 특정 업종의 회사에는 15년동안 세금 감면 혜택이 주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민권을 얻기 위해서 입국이나 거주 조건이 없으며, 신청 후 4~6개월이면 시민권이 부여돼 조세회피 및 병역면탈 목적의 이민 수단으로 많이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윤 대표는 2004년 국적을 상실한 대한민국 국적 외에 위조로 알려진 과테말라 국적과 미국 시민권에 이어 세인트키츠 네비스의 국적까지 취득한데다, 일본 정부로부터 거주비자도 획득해 일본 거주자의 지위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윤 대표가 대한민국 국적을 상실할 당시 취득했다고 주장한 과테말라 국적이 위조됐다는 의혹이 불거져 논란이 일기도 했다. 윤 대표는 2020년 서울지방국세청에서의 세무조사 과정에서 자신이 "과테말라에서 태어난 과테말라 국적자"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윤 대표의 모친인 최oo씨는 윤 대표 출생(1975년 11월) 전후로 과테말라에 입국한 사실 자체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윤 대표 스스로 2004년 국적상실신고서에 출생지를 '대구시'로 표기한 후 자필 서명까지 해 두 진술이 엇갈리고 있다. 이같은 의혹에 대해 미국에 체류한 것으로 알려진 윤 대표에게 이메일을 보내고, 연락을 취했으나 답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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