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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 이어 증권 빅딜...국영기업에 먼저 메스 ━
중국 정부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의지를 담아 지난 4월 새 '국가 9개 규정'을 발표했다. 5년 내 증권업계를 10여개 우수 증권사 중심으로 추리고, 최종적으로는 향후 10년 내 국제적 경쟁력을 가진 2~3개의 IB(투자은행)를 만든다는 내용이다. 이번 합병으로 자산규모 1조6800억위안(약 316조원)의 중국 1위 증권사가 탄생했다. 덩치만으로 글로벌 IB가 만들어지는 건 아니지만 어쨌든 첫 단추를 끼운 셈이다.
중국 정부는 이에 앞서 조선업계에도 빅딜을 단행했다. 중국 국영기업이자 세계 최대 조선그룹인 CSSC(중국국영조선공사)가 지난 2019년 인수했던 국내 2위 CSIC(중국선박중공업)를 기존 핵심계열사 중국선박과 합병하는 방식으로 흡수통합한다. 한 지붕 두 가족이던 국내 1~2위 조선사가 합병, 통합자산만 4000억위안(약 75조원)에 달하는 세계 최대 매머드급 조선사가 출범하게 됐다.
중국 정부는 이를 통해 두 회사로 나눠졌던 각종 기능을 통폐합, 효율화할 수 있게 됐다. 조선 산업이 다운사이클에 들어간 2010년대 중반부터 진행해온구조조정이 마무리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중국 정부는 당시 CSIC의 부실자산을 통합시킨 후 CSSC에 맡기는 방식으로 조선 구조조정의 신호탄을 올렸었다.
두 빅딜의 공통점은 모두 국영기업끼리 이뤄졌다는 거다. CSSC와 CSIC는 한 가족이 되기 전부터 양대 국영 조선사였다. 해통증권과 국태군안증권 역시 국영기업 분산 보유(해통)와 상하이시 직접 운영(국태군안)의 차이는 있지만 모두 국영 기업이다. 정부 주도 섹터의 빅플레이어들을 먼저 구조조정해 민간이 따라오게 하는 중국 정부의 전통적인 산업재편 방식이 충실히 재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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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본격 구조조정은 언제? 초시계 돌아간다 ━
다른 산업군에 대한 구조조정도 점쳐진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는 지난 연말 5년 만에 '산업구조조정 지침목록'을 개정해 발표했는데, 장려(고려)산업을 821개에서 60.4%나 줄어 352개로 명시했다. 산업의 군살을 빼 체질개선을 꾀하겠다는 거다. 당연한 수순이지만 실질적 구조조정 대상인 '도태산업'엔 건설업을 포함시켰다.
중국 부동산 산업은 중국 경기 침체의 주범으로 지목받고 있다. 중국 정부는 올 초 부동산 우량기업을 중심으로 50개사를 추린 '화이트리스트'를 만들었다. 실질적으로 신용과 자금조달에 차등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공기업을 세워 부동산 기업들의 부실자산을 인수해주는 방안도 구체화하고 있다. 이른 시일 내 구조조정 칼바람이 불어닥칠 수 있다.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전기차 시장과 배터리 시장에서도 군소 플레이어들을 구조조정 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 현지 진출 국내기업 관계자는 "중국 시장은 정부의 비호 아래 성장하다가도 어느 시점이 되면 국영기업들이 선도하는 구조조정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며 "강한 반발로 구조조정 시도가 좌절되곤 하는 한국과는 상당히 다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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