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매한 美 고용지표… 빅컷? 베이비컷? 의견 엇갈려

머니투데이 김희정 기자, 박준식 특파원 | 2024.09.09 05:03

8월 고용증가 14.2만명 기대치 하회... 실업률 4.2% 선방
나스닥 2.55% 급락 시장반응 민감, 9월 금리인하폭 관심

경기 침체 우려가 크지 않지만 고용은 냉각 신호를 보내고 있다. 대량 해고 조짐은 없으나 신규 일자리가 기대치를 밑돌았다. 경기침체 논란의 핵심 지표로 주시해온 8월 고용보고서가 뚜껑이 열리자 미국 증시는 큰 폭 하락했다. 시장에선 이달 연준이 보다 큰 폭 금리를 낮출 수 있다는 전망과 완만한 인하 가능성을 놓고 분석이 엇갈린다.

6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 고용통계국은 지난 8월의 비농업 고용이 14만 2000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다우존스 전문가 평균 예상치가 16만 1000명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신규 일자리가 기대치에 다소 미치지 못했다. 고용시장의 둔화세는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지난달 초에 제기된 급격한 경기침체 논란을 다시 일으킬 수준의 침체 수준은 아니라는 해석이다.

채용 소프트웨어 회사 앱캐스트(Appcast)의 경제학자 샘 쿤은 "이 보고서는 우리가 경기 침체로 한 걸음 더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지는 않지만, 우리는 여전히 냉각의 징후를 보고 있다는 증거"라고 풀이하며 "고용시장은 2010년이나 2011년 모습보다는 (팬데믹 전) 2019년에 더 가까운 모습"이라고 말했다.

실업률도 7월 4.3%까지 올랐다가 다시 8월에 4.2%로 떨어졌다. 대기업들이 대량해고에 나설 정도로 경기부진이 찾아오지 않았다는 증거로 읽힌다.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경제학자 토마스 라이언은 "고용인원 측면에서는 현 시장이 동결에 가깝지만, 기업들이 아직 직원을 해고하고 있지는 않다"며 "상황이 악화하는 전형적 경기침체의 모습은 아니"라고 평했다.

그러나 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다우존스지수와 S&P 500지수는 나란히 1%대 뒤로 밀렸다. 특히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이 436.83포인트(2.55%) 하락해 1만6690.83에 마감했다. 고용지표는 선방했으나 미국 경제의 근간에 대한 우려가 커진 탓이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심혈을 기울여온 제조업의 침체 양상이 확인됐다. 제조업은 8월에도 약 2만4000개의 일자리가 감소했다. 천문학적 보조금이 투입되는 배터리와 반도체 공장들이 아직 가동되지 않았고, 굴뚝 산업도 높은 이자율로 인해 신규 투자 부담이 크다. 바이든 정부의 제조업 재투자 성과가 나타나려면 앞으로도 1~2년은 더 필요하다.

시장에선 이달 18일 FOMC(공개시장위원회) 정책 회의에서 연준의 금리인하 폭을 놓고 설왕설래하고 있다. 노동시장의 냉각 추세가 완연한만큼 '빅컷'(기준금리 50bp 인하)에 대한 기대가 살아있다. CME그룹의 페드와치에 따르면 트레이더들은 연준이 25bp 또는 50bp 인하할 지에 대해 30대 70으로 의견이 엇갈린다. 캐이탈리스트 캐피탈어드바이저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찰스 애쉴리는 "시장은 전반적으로 방향을 모색하고 있으며, 그 방향은 연준에서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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