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표와 민주당 신임 지도부 20여명은 이날 오후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아 문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이 대표와 문 전 대통령의 만남은 지난 2월 이후 7개월 만이다. 당초 전당대회에서 이 대표가 연임을 확정한 직후 만날 예정이었으나, 이 대표가 코로나19 양성 반응으로 입원하면서 한 차례 미뤄졌다.
예방 일정이 미뤄진 사이 양측의 사법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이번 만남에 대한 주목도는 높아졌다. 이 대표는 4개 재판 중 위증교사·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의 1심 판결이 내달 나올 것으로 예상되며 '리더십 위기설'이 불거졌고, 문 전 대통령은 옛 사위의 타이이스타젯 특혜 채용 의혹과 관련해 뇌물수수 피의자로 지목됐다.
문 전 대통령은 당 차원에서 '전 정권 정치탄압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대응하고 있는데 대해 고마움도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가 문 전 대통령 일가에 대한 수사를 정치 탄압으로 규정하며 비판하자, 문 전 대통령은 "기본적으로 나와 가족이 감당할 일이지만 당에 고맙게 생각한다. 당당하게 임하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아울러 두 사람은 당이 가짜뉴스로 인해 분열돼서는 안 되며 재집권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조 수석대변인은 "문 전 대통령은 이 대표를 중심으로 당이 강하고 일사불란하게 결집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고 평가했다"며 "또한 가짜 뉴스에 대한 내부 분열에 잘 대응했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고 말했다.
이어 "문 전 대통령은 (이 대표에게) 재집권을 위해 지지 기반을 넓히는 작업도 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며 "민생과 정치뿐만 아니라 안보와 국방 문제에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달라는 말도 했다"고 덧붙였다.
당내에서는 총선 공천 등을 거치며 관계가 다소 불편해졌던 친명(친이재명)계와 친문(친문재인)계 사이의 갈등이 봉합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이날 이 대표와 함께 문 전 대통령을 예방한 한 인사는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이전에는 당내 갈등의 소재였지만, 검찰 수사가 문 전 대통령까지 겨누면서 양측이 단결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조 수석대변인은 "(권 여사가) 지금 일련의 상황에 대해 당에서 지금처럼 중심 잡고 잘 대처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했다. 그는 일련의 상황이 최근 문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와 관련된 것이냐는 질문에 "짐작하시는 그런 것들을 포함한 내용들"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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