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의 자유 꺾였다"… 브라질 국민 수만명 'X 중단' 항의 시위

머니투데이 김희정 기자 | 2024.09.08 14:32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지지자들, 판사 탄핵 요구… 우익 결집 기폭제 되나

7일(현지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열린 독립기념일 집회에 참석한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 지지자의 조감도/사진=AFP통신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브라질 국민 수만 명이 독립기념일 집회에 참석해 X(옛 트위터) 서비스를 중지한 법원의 결정에 항의했다. 오는 10월 6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우경화 야당이 결집할 기폭제가 될지 주목된다.

7일(현지시간)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우익 야당 의원들이 주최한 상파울루 독립기념일 시위에 4만5400여명(상파울루대학 연구소 추정)의 시민들이 브라질 국기를 상징하는 노란색과 초록색 의상을 입고 X 중지 결정을 내린 알렉샨드리 지 모라이스 판사의 파면을 요구했다.

앞서 모라이스 판사는 X에 허위정보를 유포한 혐의의 특정 계정을 차단할 것을 명령했으나 X가 이에 불응하면서 브라질 내 서비스 자체가 중단됐다. 해당 계정은 대부분 전 극우 대통령인 자이르 보우소나루 지지자들의 것이다.

X 소유주인 일론 머스크와 모라이스 판사 간 갈등이 X 중단으로 치닫자 머스크는 모라이스를 검열 혐의로 고소했다. 이를 계기로 브라질에선 온라인상의 표현의 자유에 대한 논쟁에 불이 붙었고, 이를 계기로 야당은 판사에 의해 부당하게 표적이 됐다며 포퓰리즘 보수 운동에 불을 댕기고 있다.

브라질에선 X 중단을 두고 민심이 분열되는 양상이다. 아틀라스인텔의 여론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51%가 X 금지에 반대했고, 찬성하는 사람은 48%에 그쳤다.


모라이스의 지지자는 X 중단 결정이 가짜 뉴스로부터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반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대법원의 결정이 법적 한계를 넘었다며 모라이스 판사의 탄핵을 언급하고 있다.

이들 우익 세력들은 지난해 1월 8일 보우소나루 지지자 중 브라질리아의 정부 건물을 습격해 체포된 이들에 대해서도 사면을 요구하고 있다. 이 폭도 중 다수가 당시 선거에서 보우소나루를 이긴 좌파 대통령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에 대한 군사 쿠데타를 요구했다.

한편 모라이스 판사는 X에 브라질 국내법에 따라 새로운 현지 법적 대표를 임명하도록 했으나 마감일을 맞추지 않은 채 사무실을 폐쇄해버리자 서비스 중단을 명령했다. 모라이스 판사는 X가 다음 달 브라질의 지방선거를 앞두고 "완전한 처벌 면제"와 "무법지대"를 조성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컨설팅회사 다르마 폴리티컬 리스크의 크레오마르 드 소자는 "현재로선 모라이스 판사의 탄핵 가능성은 작다"며 "장기전이 벌어질 듯하다"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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