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미경 심사에 무더기 '정정'…썰렁한 9월 IPO 시장

머니투데이 김진석 기자 | 2024.09.09 06:00
공모청약 연기 혹은 연기 예정 기업(9월 공모청약 예고 기업 중, 증권신고서 정정 기업)/그래픽=김현정 기자

9월 기업공개(IPO) 시장이 잠잠하다. 공모 절차를 밟던 기업들이 줄줄이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를 받으며 일정이 지연된 영향이다. 10월에는 미뤄졌던 공모 일정이 재개되고, 대어들도 출격해 시장이 생기를 되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질화갈륨(GaN) RF(Radio Frequency) 반도체 전문기업 웨이비스는 최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지난달 22일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대한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를 받았다. 이에 따라 오는 9일부터 13일까지 예정된 수요예측은 연기될 전망이다. 아울러 24~25일 양일간 진행하려던 일반청약 일정도 다음 달로 미루게 됐다.

에이치이엠파마도 최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받았다. 금감원이 에이치이엠파마에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한 것은 두 차례다. 에이치이엠파마는 지난 7월 5일 첫 증권신고서를 제출했고, 지난달 21일 기재 정정해 다시 제출했다. 하지만 에이치이엠파마의 정정신고서가 재차 금융 당국의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공모 일정이 한 차례 더 미뤄질 전망이다.

금감원은 신고서에 기재된 미래 실적과 위험 부분에 대한 내용을 주의 깊게 살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에이치이엠파마는 첫 번째 정정신고서의 2025년 흑자전환 전망을 적자(35억원)로 수정했다. 2026년, 2027년의 추정이익도 줄였다. 공모가 희망 밴드는 1만8000원~2만1000원이었지만 정정 후 1만6400원에서 1만9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달 9일~13일 일반청약을 진행하는 아이언디바이스도 두 차례 증권신고서를 정정한 바 있다. 지난 7월 10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8월 상장을 준비했지만 금감원이 상반기 실적, 제품별 매출 현황 등의 내용을 보완하라고 요청해 지연됐다. 다만 아이언디바이스에게는 오히려 기회가 됐다. 이 기간 일반청약을 진행하는 기업이 없어 시장 참여자들의 관심이 쏠렸고, 높은 수요예측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달 24~25일 청약을 준비했던 한켐의 경우도 정정신고서를 통해 전방 시장 경쟁 상황과 경쟁력 부분 등을 보완했으며, 10월로 일정을 미뤘다. 그밖에 인스피언(9월 19~20일), 셀비온(9월 20~23일), 와이제이링크(9월 23~24일), 루미르(9월 23~24일) 등도 이달 중 공모 절차 밟고자 했지만, 정정 요구에 따라 일정이 지연됐다. 해당 공모 일정들은 10월부터 본격적으로 재개될 예정이다.

최근 코스닥 새내기 종목들이 상장 직후부터 급락하는 등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이자 투자자들의 우려와 불만이 커졌다. 이에 금감원이 심사 과정에서 더 꼼꼼히 관찰하는 '현미경 심사'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올해 유독 공모시장 관련한 논란이 많다 보니 금감원이 유독 세밀하게 증권신고서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 같다"며 "상장 관련 논란을 사전에 막는 건 긍정적이지만 갑작스럽게 일정이 변경되고 있어 혼란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뤄졌던 공모 절차는 오는 10월부터 본격 재개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어급 IPO 기업들의 등장으로 공모시장에 열기가 한층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상장을 앞둔 대어로는 케이뱅크, 서울보증보험, 에이스엔지니어링, 씨케이솔루션, 더본코리아 등이 있다.

이중에서는 더본코리아가 다음 달 수요예측과 일반청약을 진행해 가장 빠르게 기업공개에 나선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9월 IPO 예상 기업 수는 과거 동월 평균 대비 낮은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며 공모 금액도 하회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9월 공모시장은 소강상태가 예상되지만, 10월 이후 대어급 IPO 기업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했다.

베스트 클릭

  1. 1 바람만 100번 피운 남편…이혼 말고 졸혼하자더니 되레 아내 불륜녀 만든 사연
  2. 2 20대女, 하루 평균 50명 '이 병'으로 병원에…4050은 더 많다고?
  3. 3 "도시 전체가 물에 잠겼다"…유럽 역대급 폭우, 최소 17명 사망
  4. 4 밤중 무단횡단하다 오토바이와 충돌 "700만원 달라"... "억울하다"는 운전자
  5. 5 "일단 살아남자"…'3000억대 적자' 저축은행, 깎고 줄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