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 고용통계국은 지난 8월의 비농업 고용이 14만 2000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다우존스 전문가 평균 예상치가 16만 1000명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신규 일자리가 기대치에 다소 미치지 못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12개월 평균 신규 일자리 증가수도 월별로는 20만 2000명이었다. 이에 비해 최근 3개월 평균은 11만 6000개로 줄었고, 6월 이전까지의 1년 평균이 22만개였던 것을 감안하면 고용시장은 포스트 팬데믹으로 인한 고속증가세를 멈추고 평상시 혹은 그 이하의 수준으로 차츰 냉각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른 각도에서 보면 고용시장의 둔화세는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지난달 초에 제기된 급격한 경기침체 논란을 다시 일으킬 수준은 아니라는 해석이다.
채용 소프트웨어 회사 앱캐스트(Appcast)의 경제학자 샘 쿤은 "이 보고서는 우리가 경기 침체로 한 걸음 더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지는 않지만, 우리는 여전히 냉각의 징후를 보고 있다"며 "고용시장은 2010~2011년 보다는 2019년에 더 가까운 모습"이라고 말했다.
사실 한 달에 10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아직까지도 기업들의 고용 수요가 적지 않다는 증거다. 팬데믹 이전에 월간 고용인원은 10만개 이하로 떨어진 적도 부지기수였기 때문이다. 오히려 팬데믹 기간에 정년퇴직과 대량해고 사태가 빚어지면서 포스트 코로나 시기에 고용인원이 비정상적으로 늘었던 것이 시장의 과열을 이끌어 눈높이를 너무 올려놓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또다른 고용시장의 안정성 증거로는 주당 평균 근무시간(8월 34.3시간)을 들 수 있다. 이 결과치는 전월에 비해 0.4% 늘어난 것이고 근로자들의 의욕이나 기업의 수요가 아직까지는 충분하다는 사실을 입증한다. NYT는 특히 25~54세 여성이 8월에 기록상 가장 높은 노동력 참여율인 78.4%를 달성했다는 것도 시장의 탄력성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제시했다. 고용주들이 대량해고를 하지 않는 증거는 최근 실업보험 청구건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는 데서도 찾을 수 있다.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경제학자 토마스 라이언은 "고용인원 측면에서는 현 시장이 동결에 가깝게 유지되고 있지만, 기업들은 아직까지 직원을 해고하고 있지는 않다"며 "일부에서 해고가 이뤄지지만 상황이 악화되는 전형적인 경기침체의 모습은 분명히 아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현 정부가 심혈을 기울였던 제조업의 침체 양상이다. 제조업은 2022년 말 이후로 대체로 정체돼 있는데 8월에도 약 2만 4000개의 일자리가 감소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천문학적인 보조금을 집행해 배터리 및 반도체 공장들의 설립을 이끌었지만 이들은 아직까지 가동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 외에 낡은 제조업들은 높은 이자율로 인해 신규 투자에 부담을 안고 있으며, 달러 강세는 수출을 침체시키고 있다. 팬데믹 이후 미국이 각성해 집중 육성한 제조업 재투자의 성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나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1~2년은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공급 관리 연구소의 제조업 위원회 위원장인 티모시 피오레는 "임박한 대선으로 인해 기업들이 중요한 결정을 미루고 있다"며 "백악관이나 의회의 주인이 바뀌면 큰 정책 변화가 발생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어 "제조 기업들의 주문서는 이제 거의 바닥났다"며 "새 주문이 들어오지 않으면 회사들은 생산 계획을 축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