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영국에는 정년제도가 없다. 상시 해고가 자유로운 미국은 1978년 65세에서 70세로 정년을 연장한 뒤 1986년 정년제 자체를 폐지했다. 정년을 정하는 것 자체가 나이에 따른 차별이라는 이유에서였다. 이에 따라 미국 기업은 나이를 이유로 근로자를 해고할 수 없다.
영국은 65세였던 정년제를 2011년 폐지했다. 연령 차별을 방지해 고용 평등을 이룬다는 취지였다. 현재 정년 퇴직은 경찰 등 업무 특성상 신체적 스트레스가 인정되는 특정 직업군에 한해서만 허용된다. 최근엔 대만이 정년 제도를 폐지하기로 했다. 정년 연령을 65세로 제한하는 내용을 삭제한 노동 기준법 개정안이 입법원(국회)을 통과, 고용주와 근로자는 정년 연장에 대한 협상을 통해 퇴직 시기를 조정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일본의 고령자 노동은 이미 자리를 잡았다.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2023년 기준 65세까지 고령자 고용확보 조치를 실시한 기업 비율은 99.9%다. 이들 기업 중 정년 후 재고용하는 계속고용 방식을 선택한 곳이 69.2%로 가장 많고 정년 연장 26.9%, 정년 폐지 3.9% 등이다. 최근엔 직원들의 정년을 70세로 높이겠다는 보험사도 등장했다.
독일은 현재 정년을 65세로 규정하고 있는데 2029년까지 67세로 연장할 계획이다. 스페인도 65세인 정년을 2027년까지 67세로 높인다. 이들 유럽 국가의 정년 연장은 근로자의 조기 은퇴에 따른 연금·수당 등 재정 부담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선진국의 65~74세 고령자 근로 비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높다는 분석은 65세 정년 연장 방안을 검토하는 한국 정부가 참고할 만하다. 블룸버그통신은 OECD 통계를 인용해 일본의 65~74세 남성 절반 이상(51.8%)이 노동시장에 참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31.4%), 캐나다(26.7%), 영국(21%), 독일(17.9%) 등도 OECD 평균인 17.3%를 웃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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