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케 에르난데스는 걱정이었다. 12살인 아들 루카스가 2년 동안 키가 자라지 않았기 때문이다. 소아과 주치의는 루카스에게 더 많이 먹으라고 말했지만 효과가 없었다. 결국 여러 검사 끝에 다른 의사는 루카스가 소장을 손상시키는 셀리악병에 걸렸다는 진단을 내렸다. 해결책은 밀가루를 먹지 않는 것이었다.
와튼 비즈니스스쿨에서 가르치고 있는 에르난데스 교수는 이민의 주요 요소 하나를 설명하기 위해 이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의 (지금은 건강한) 아들은 미국에서 글루텐 불내증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도움을 준 이탈리아 태생의 의사 알레시오 파사노에게 큰 도움을 받았다. 파사노 박사는 셀리악병이 흔한 나라(이탈리아)에서 드물다고 여겨지던 나라(미국)로 이주했다. 셀리악병 환자들에게 둘러싸여 자란 그는 미국에서 이 질환이 정말 그렇게 드문지, 아니면 단순히 진단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인지 궁금했다. 2003년, 그는 획기적인 연구를 통해 셀리악병이 유럽인만큼이나 미국인에게도 발병한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이제는 진단과 치료가 현저하게 개선됐다.
파사노 박사와 같은 똑똑한 이민자들은 이주한 국가에 큰 혜택을 가져다준다. 하지만 많은 정부는 이들의 정착을 어렵게 만들거나 아예 내쫓아 버린다. 숙련된 이민자를 환영하는 정부조차도 이민자 유치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일부 정부는 단호하게 이민자 유치를 추진해 큰 보상을 받기도 한다.
두뇌가 뛰어난 이민자들이 한 국가에 도착한다고 해서 그들이 두뇌만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사물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가져온다. 그들은 현지인이 모르는 것을 알고 있으며, 현지인이 이용할 수 없는 외국어 자료를 활용할 수 있다. 따라서 비즈니스에서 과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이민자들의 능력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에르난데스 교수는 신간 '이민에 관한 진실'에서 "이민자들은 다른 방식으로 유용하다"고 주장한다.
하버드대의 샤이 번스타인과 다른 연구자들은 이 유용성을 측정하는 독창적인 방법을 발견했다. 그들은 함께 연구하던 동료가 너무 일찍(즉 60세 이전에) 사망했을 때 과학자들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조사했다. 이러한 비극은 당연히 동료를 떠나보낸 과학자들의 생산성을 떨어뜨린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이민자 동료의 죽음은 더 큰 생산성 감소를 가져다 준다. 이민자 동료를 잃은 과학자들이 이후 받은 특허의 수는 비이민자 동료를 잃은 과학자들과 비교해 거의 두 배 가까이 감소한다(17% 대 9%).
"이민자 발명가들은 외국 기술에 의존하고, 외국 발명가와 협력하고, 외국 지식 시장에서 인용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국경을 넘어 아이디어의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고 저자는 결론을 내린다. 이민자는 미국 인구의 14%, 발명가의 16%이며, 특허, 특허 인용 및 특허의 경제적 가치로 측정한 혁신의 23% 이상을 직접 만들어낸다고 저자들은 추정한다. 이들이 미국 출신 협력자들의 생산성을 높인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전체 혁신의 무려 36%를 책임지고 있는 셈이다.
(계속)
━
PADO 웹사이트(https://www.pado.kr)에서 해당 기사의 전문을 읽을 수 있습니다. 국제시사·문예 매거진 PADO는 통찰과 깊이가 담긴 롱리드(long read) 스토리와 문예 작품으로 우리 사회의 창조적 기풍을 자극하고, 급변하는 세상의 조망을 돕는 작은 선물이 되고자 합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