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친환경 선박 시장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한국해양진흥공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 세계 각국에서 새로 발주한 선박 394척 중 57%인 224척이 대체연료를 적용한 선박으로 집계됐다. 연료 종류별로는 액화천연가스(LNG)선 32%, 메탄올 21%, 액화석유가스(LPG) 13%, 암모니아 8%다. 암모니아를 제외하곤 여전히 탄소배출 문제에 있어 자유롭지 않은 연료들이다.
2017년 설립된 빈센은 전기·수소연료전지 추진시스템으로 친환경 선박 패러다임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19년 '수소산업 규제자유특구 실증 및 R&D(연구개발) 사업' 주관기업 선정, 해상용 수소연료전지 AIP(Approval in Principle, 기본승인) 획득 등의 성과를 보였다.
빈센이 이룬 성과에 투자사들도 지갑을 열었다. 올해 빈센이 진행한 시리즈C 라운드에 신한벤처투자, 서울투자파트너스, 유비쿼스인베스트먼트, IBK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슈미트-DSC인베스트먼트, 한국대안투자자산운용, GS벤처스, 교보증권 등이 참여해 200억원을 투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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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해운업계 탈탄소화…친환경 선박시장 개화 기대"━
성 과장은 "IMO가 '넷제로(Net-Zero, 탄소배출량 제로(0))를 선언하고, 2027년부터 전 세계 모든 선박이 배출한 온실가스에 부담금을 부과하기로 합의했다"며 "'에너지효율설계지수'(EEDI)와 '선박 에너지효율지수'(EEXI) 등 선박업계 탈탄소화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EEDI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지수화해 일정 목표치를 미달하는 선반을 건조할 수 없도록 하는 규제다. EEXI는 현재 운항하고 있는 선박의 에너지 효율이 기준을 미달할 경우 운항을 금지하는 규제다. 여기에 탄소배출 등급에 따라 운항을 제한하는 '탄소집약도지수'(CII) 규제도 있다.
성 과장은 "이런 규제 외에도 대기오염을 야기할 수 있는 황산화물, 질소산화물에 대한 각종 규제도 시행 중"이라며 "기존 선박을 친환경 선박으로 전환하는 시장도 개화 중"이라고 말했다.
빈센은 해상용 친환경 배터리 시스템과 관련해 이미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KOMSA)과 한국선급(KR)으로부터 형식 승인을 받았다. 연료전지모듈은 100kW(킬로와트)와 250kW 두 가지 모델이 KR로부터 AIP 인증을 받았다. 2023년에는 전기 추진 여객선 '정원드림호'를 운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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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해상 연료전지 개발 난이도…BV가 인정한 빈센"━
이어 "이런 한계 때문에 지금까지 국내에는 형식인증을 취득한 선박용 연료전지 추진시스템 기업이 없었다"며 "전 세계적으로도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형식인증이란 재료 및 기기를 선박에 설치하기 전 진행하는 심사 및 승인으로 이를 만족해야 설치가 가능하다.
빈센의 연료전지 추진시스템의 주요 부품인 공기처리장치는 해상에서 공급되는 공기 중 해수 비말, 미세먼지, 화학가스를 제거해 연료전지모듈에 공기를 공급한다. 해수 비말에 포함된 염분을 사전에 제거해 연료전지모듈의 부식을 막아 연료전지 추진시스템의 안전성을 강화했다.
성 과장은 "빈센은 글로벌 석유 에너지 기업인 쉘(Shell)과 진행한 수소연료전지 탑재 프로젝트를 통해 올해 6월 글로벌 5대 선급 중 하나인 프랑스 선급(BV)로부터 형식승인을 취득했다"며 "빈센의 높은 기술력이 글로벌에서 인정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과제로는 매출 확대를 꼽았다. 성 과장은 "새로 건조하는 선박 및 기존 선박에 연료전지 추진시스템과 발전시스템을 탑재해야 한다"며 "유의미한 수주 및 매출 발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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