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주차장서 불" 세 아빠 달려나갔다…CCTV에 찍힌 영웅들

머니투데이 민수정 기자 | 2024.09.06 11:17
지난달 31일 오후 7시32분쯤 계양구 오류동 한 아파트 지하 2층 주차장에 세워져 있던 SUV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했다./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지난달 인천 계양구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던 가운데 입주민 3명이 발 벗고 나서 초기 대응을 완벽히 수행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6일 뉴시스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후 7시32분쯤 계양구 오류동 한 아파트 지하 2층 주차장에 세워져 있던 SUV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당시 언론 보도에는 소방 당국이 26분여만에 화재를 진압했다는 내용만 나오는 등 주민들의 이야기는 담겨있지 않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8월31일 인천 지하 주차장 차량 화재의 또 다른 진실을 많이 알려달라'는 제목으로 글이 올라왔다. 불이 난 아파트의 입주민 A씨가 쓴 글이었다.

글쓴이에 따르면 당시 입주민 단체 대화방을 통해 화재 상황이 알려지자 입주자대표회의를 앞두고 있던 동대표 중 3명이 가장 먼저 현장으로 달려갔다. 세 명 모두 어린 자녀가 있는 아빠들이었다.

A씨는 "우리 아파트는 28년 된 구축 아파트인데 다행히 지하와 지상 아파트가 연결된 구조는 아니라 세대 피해는 적지만 반대로 환기가 잘 안 통하는 구조다"라며 "화재가 발생한 차량이 있던 곳은 진출입로로부터 먼 위치였고, 바로 옆이 비상계단이라 해도 불길이 번지면 유독가스의 통로가 될 수 있어 대피가 쉽지 않은 위험천만한 상황이었다"라고 설명했다.

CC(폐쇄회로)TV를 보면 남성들은 연기가 퍼진 상황에서도 벽에 붙은 소화기를 떼 일사불란하게 초기 진압을 완료했다. 이후 불이 잡히고 연기가 자욱할 때쯤 소방이 도착했다고 한다.


사고 후 화재를 진압했던 주민 중 2명이 화재 진압 후 호흡에 어려움을 겪었고 목에 이물감을 느껴 병원에서 진료받았다고 한다.

A씨는 "결국 가장 중요한 초기 진압은 저 세 분이 다 했다"라며 "우리 아파트는 전체 1192세대인 꽤 큰 단지다. 초기에 (불을) 안 잡았으면 어떻게 됐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후유증 없이 잘 넘어가면 좋겠지만, 화재 차량에서 나온 온갖 유해 물질이 어떤 영향을 줄지도 모르겠는데 (세 사람의) 공이 사라지는 건 내 일이 아니라도 그냥 보고 있을 수 없어 가져왔다"고 덧붙였다.

누리꾼들은 "이런 분들이 영웅이다" "동대표는 희생과 봉사 정신이 있어야 가능한데, (이분들은) 책임감까지 겸비한 것 같다" "대형 사고를 막은 숨은 시민 영웅들이다" "차가 폭발할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인데 젊은 남성 3분 정말 대단하시다" "후유증 없이 완쾌하길 기원한다" 등 응원을 남겼다.

이에 인천 계양 소방서는 동대표 세 명을 비롯해 화재 진화에 동참한 입주민 등 5명을 표창하기로 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베스트 클릭

  1. 1 70대 친모 성폭행한 아들…유원지서 외조카 성폭행 시도도
  2. 2 홍콩배우 서소강 식도암 별세…장례 중 30세 연하 아내도 사망
  3. 3 바람만 100번 피운 남편…이혼 말고 졸혼하자더니 되레 아내 불륜녀 만든 사연
  4. 4 오마카세 먹고 수입차 끌더니…'욜로' 하던 청년들 변했다
  5. 5 '학폭 피해' 곽튜브, 이나은 옹호 발언 논란…"깊이 생각 못해" 결국 사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