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의 힘' 7월 경상수지 9년만 최대 흑자…"하반기엔 수입 늘어"

머니투데이 김주현 기자, 세종=유재희 기자 | 2024.09.06 11:24
경상수지 추이/그래픽=윤선정

우리나라 7월 경상수지가 91억3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7월 기준으로는 9년만에 최대 흑자 규모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10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간 덕이다. 전월보다 수입이 늘면서 역대 최대 흑자를 기록했던 6월(125억6000만달러)보다는 흑자 폭이 줄었다.

한국은행은 하반기에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이 견고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본다. 다만 수입이 완만하게 증가하면서 상품수지 흑자 규모가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했다. 상반기에는 수입이 예상보다 줄면서 상품수지 흑자를 더 키운 면이 있다.



반도체 중심 수출, 10개월 연속 흑자…"하반기엔 수입 완만하게 늘 것"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2024년 7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 7월 경상수지는 91억3000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3개월 연속 흑자다. 지난 4월에는 국내 기업의 대규모 외국인 배당지급 영향으로 경상수지가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1~7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471억7000만달러다. 한은이 제시한 올해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는 730억달러다. 지난달 경제전망에서 130억달러 올려잡았다.

상품수지는 84억9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16개월 연속 흑자 행진이다. 수출이 반도체를 중심으로 전년 동월 대비 16.7% 늘어난 덕분이다. 수출은 승용차를 제외한 대부분 품목에서 증가했다. 통관기준으로 △반도체(+50.1%) △정보통신기기(+29.8%) △석유제품 (+16.8%) 등에서 증가폭이 컸다.

송재창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부장은 "7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역대 최대를 기록한 전월에 비해서는 흑자폭이 줄었지만 예년이나 올해 예상치를 웃도는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상반기 평균치와 하반기 전망 평균치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양호한 흑자 흐름을 이어갔다"며 "서비스수지는 적자 규모가 확대됐지만 IT(정보기술) 경기 회복세를 중심으로 수출이 지속적으로 늘었다"고 덧붙였다.

수입은 전월보다 늘었다. 원자재와 자본재, 소비재가 모두 증가 전환했다. 석유제품과 천연가스 등 에너지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 컸다. 반도체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늘어난 영향도 있다.


송 부장은 "반도체 기업의 설비투자가 다소 조정되면서 지난 6월 반도체 제조용 장비 수입이 줄었는데 7월에는 감소폭이 축소됐다"며 "설비 도입 흐름은 8월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가세를 이어가고 있고 미약하게나마 소비가 회복되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수입은 완만하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수입은 완만한 증가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수입이 늘면서 하반기 상품수지 흑자 규모는 상반기보다 축소될 가능성도 있다. 상반기 역대급 상품수지 흑자행진에는 수입 감소도 영향을 줬다.

송 부장은 "원자재 수입이 늘어나는 흐름이 지속되고 있고 자본재도 설비투자가 조금씩 회복되는 점을 반영해 완만하게 늘어날 것으로 본다"며 "소비도 미약하게나마 회복되고 있다는 점에서 소비재 수입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서비스수지는 또 적자…"9월 이후 적자폭 감소 예상'


[서울=뉴시스] 송재창 한국은행 금융통계부장이 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4년 7월 국제수지(잠정)의 주요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안용비 국제수지팀 과장, 송재창 금융통계부장, 문혜정 국제수지팀장, 이영우 국제수지팀 과장. (사진=한국은행 제공) 2024.09.0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류현주
서비스수지는 적자를 이어갔다. 전월(-16억2000만달러)보다도 적자폭이 확대됐다. 여행수지(-12억6000만달러)는 여름 휴가철 내국인의 해외여행이 늘면서 적자폭을 키웠다. 입국자수는 전월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한은은 9월 이후로 여행수지 적자 폭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 송 부장은 "8월까지는 해외여행 성수기로 7월과 비슷한 적자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9월 이후에는 내국인의 해외여행이 줄고 10월초 중국 국경절 연휴 등으로 외국인의 국내여행이 늘어나면 적자 폭은 줄어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입국자수와 출국자수 모두 코로나19(COVID-19) 이전 수준을 대부분 회복했지만 여행수입은 코로나19 이전의 80% 수준"이라며 "이는 이전처럼 '보따리상'이 국내 면세점에서 물건을 구입하는 규모가 줄고 젊은층의 '체험형' 여행 패턴이 나타난 영향"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8월 수출이 역대 최대 실적을 보인 가운데 조금 전 발표된 7월 경상수지 흑자도 역대 2위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추세가 지속된다면 연간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당초 전망(630억달러·정부전망치)을 큰 폭 초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출 호조에 힘입어 설비투자가 2개월 연속 개선되고 가계 실질소득이 2분기에 플러스(+) 전환되는 등 내수로 차츰 파급되는 조짐도 관측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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