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자동차 산업이 전기차 전환 움직임 속 중국 업체들의 약진으로 격변기를 맞고 있다. 이로 인해 과거 글로벌 자동차 업체가 누렸던 '영광의 시대'가 끝을 향해가고 있다는 진단이다. 폭스바겐, 제너럴모터스(GM) 등 서방의 전통 완성차 업체들이 고군분투하는 가운데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가성비를 앞세워 자국 시장을 압도해가고 이제 해외 시장까지 넘본다.
4일(현지시간) CNN은 최근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폭스바겐, 토요타, GM 등 전통 완성차 업체들의 점유율이 갈수록 추락하고 있다며 "자동차 강호들이 2000년대 초반부터 약 20년간 누렸던 '황금기'가 끝나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승용차협회(CPCA)에 따르면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의 지난 7월 판매 신차 중 해외 업체의 점유율은 33%로 2년 전(53%)에 비해 20%포인트 추락했다. 같은 기간 중국 업체의 점유율은 67%로 늘어 넉넉한 과반을 차지했다.
2019년 말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중국 생산을 계기로 중국 자동차 시장 내 '전기차 전환'이 급속도로 진행됐다. 비야디(BYD), 샤오펑(영문명 엑스펑) 등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모두 갖추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반면 글로벌 업체들은 전기차 개발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며 내연기관차 판매에 더 비중을 뒀다. 세계 각국의 친환경 행보에 뒤늦게 전기차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전기차 수요 둔화 속에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 업체들과 경쟁은 힘든 상황이다. 전기차 전문 컨설팅업체 던인사이트의 마이클 던 CEO는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수년간 (중국 시장에서) 거둔 '내연기관 차 판매' 승리에 안주해 전기차에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았고, 이는 해외 업체 대부분이 중국 시장 점유율에서 사라지는 충격으로 이어졌다"고 전했다.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이제 자국 시장에 이어 글로벌 업체들의 안방인 유럽 등 서방 시장까지 넘본다. 이에 서방 정부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 인상 등의 조치를 내놓고 있지만, 중국 전기차의 공세를 막을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고 CNN은 짚었다. 유럽자동차제조협회(ACEA)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산 전기차의 유럽 시장 점유율은 21.7%로, 2020년(2.9%)보다 18.8%포인트 증가했다. 중국 업체의 점유율은 약 8%였다. 유럽의 관세 인상 등의 제재를 피하고자 비야디는 헝가리 등 유럽 내 생산시설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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