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중국 현지언론은 브라질-중국 기업협의회(CBBC)가 3일 발표한 내용을 인용해 "지난해 브라질에 대한 중국의 투자가 전년 대비 33% 늘어난 17억3000만달러(약 2조3000억원)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체 투자 규모는 고점에 비하면 격세지감을 느낄 정도로 작다. 중국의 대 브라질 투자는 양국 간 협력이 가장 활발했던 지난 2010년 130억달러(약 17조4000억원)에 달할 정도였다.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한 중국의 브라질에 대한 투자는 2022년 13억달러로 저점을 찍었다.
중국의 브라질 투자가 줄어든 건 브릭스 내 주도권 다툼 속에서 중국-브라질 관계에 다소 불편한 기류가 형성된 것과 무관치 않다. 지난해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서 진행된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대해 미국과 대결 구도에 천착하지 말아달라고 견제구를 날렸다.
브라질은 그러면서 중국이 추진하고 있는 브릭스 회원국 가입 유도에 대해서도 일정 제동을 걸었다. 사실상 중국과 주도권 싸움을 벌인 인도에는 비할 바 아니지만 중국과 브라질 관계가 이전처럼 완전한 밀착은 아니라는 해석이 제기됐었다.
그러나 브라질-미국 간 관계가 경색되고 룰라 대통령이 최근 "연말 시 주석을 만나겠다"며 중국 주도 세계 경제협의체인 '일대일로' 가입을 시사하면서 양국 관계는 다시 밀착하는 분위기다. 특히 중국은 압도적인 브라질의 최대 교역국이며 신성장동력 산업 면에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저점을 찍고 지난해부터 늘어나기 시작한 중국의 대 브라질 투자 항목은 양국 간 이런 관계를 잘 설명해준다.
지난해 중국이 브라질에 투자한 전체 자금의 39%(6억6800만달러)는 풍력, 태양광, 수력발전 등 신재생에너지에 집중됐다. 이를 제외하고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 건 전기자동차에 대한 투자였다. 전년 대비 56%나 늘어난 5억6800만달러가 투자됐다. BYD(비야디)와 GWM(그레이트월모터스) 등 중국 대표 전기차 회사들이 집중 투자, 브라질 현지 전기차 생산능력 확충에 나섰다.
툴리오 카리엘로 CBBC 연구책임은 "중국의 EV(전기차) 회사들이 브라질에 진출한 것은 이미 오래전 얘기"라며 "BYD가 상파울루주에서 전기버스를 생산하고 있으며, 중국 기업들의 투자 확대는 중국 전기차의 브라질 시장 점유율이 늘어나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실제 BYD는 현지 포드 공장을 인수, 전기차 생산기지로 변신시켰다. GWM 역시 메르세데스벤츠의 현지 공장을 인수했다.
브라질이 연말 일대일로에 정식 가입한다면 양국 밀착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CBBC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기업들의 대미국 투자는 36%, 대호주 투자는 57%, 대EU(유럽연합) 투자는 4.2%씩 각각 감소했다. 반면 일대일로 회원국에 대한 투자는 37% 늘었다.
호르헤 아르바체 라틴아메리카개발은행 민간부문 부사장은 CBBC에 "브라질 내 중국자본 투자가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고 있으며, 이제 더 정교한 부문으로 전환될 것"이라며 "도시지역을 중심으로 더 많은 일자리와 세금을 창출하는 프로젝트이며, 중국의 브라질 내 입지는 견고하고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계속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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