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손태승 친인척' 우리금융 지방·계열사까지…사실상 '대출 쇼핑'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 2024.09.03 15:44
손태승 전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친인척 대출이 우리은행 여러 지점은 물론 계열사에도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대출이 좀 더 쉽게 이뤄지기 위해 지방 법인을 이용하거나 지점을 내는 방식도 활용됐다. 하나의 건물을 두고 대출을 돌려막기 한 정황도 파악된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손 전 회장의 친인척 장모씨가 대표로 재직한 A법인은 지난 1월 경기 수원시에 소재한 건물을 담보로 우리금융저축은행으로부터 7억원을 대출받았다. A법인은 경기 광주시에 본점이 있으나 우리금융저축은행에서 대출받기 10여일 전 충남에 충청지점을 냈다.

이후 충청권을 영업 지역으로 두고 있는 우리금융저축은행(본사 청주)에서 대출받았다. 대출받기 편한 환경을 만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저축은행은 6개 권역으로 나눠진 영업 구역 내에서 개인·중소기업에 대출을 40% 이상(수도권 저축은행은 50%) 공급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이 같은 방식은 경북에 있는 건물을 이용해 우리은행에서 대출받을 때와 비슷하다. 장씨는 지난해 7월 강원 동해에 둔 B법인을 활용해 강원 원주금융센터에서 20억원을 대출받은 바 있다. 같은 영업 권역에 있어야 기업대출이 더 용이하다는 점을 이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금융캐피탈에서 돈을 빌린 정황도 확인됐다. 장씨가 대표로 있는 C법인은 2022년 8월 서울 금천구에 있는 건물을 59억5000만원에 매입하면서 우리은행 선릉금융센터로부터 40억원(추산, 채권최고액 48억원)을 빌렸다.

이후 C법인은 두 달 뒤 같은 건물을 담보로 우리금융캐피탈로부터 7억원가량(채권최고액 8억4000만원, 공동 담보 제공)을 빌렸다. C법인은 지난해 4월 선릉금융센터에서 경북 영주의 건물을 담보로 50억원도 빌렸다. C법인의 재무 상태는 정상적인 기업대출이 어려운 수준이다.




여러 법인 활용한 대출 돌려막기...내부감사서 용도외 유용도 확인


손 전 회장 친인척의 대출 쇼핑은 우리금융 계열사뿐만 아니라 우리은행 내에서도 다양한 지점에서 이뤄졌다. 다양한 법인과 개인사업자 명의 등을 활용해 다양한 목적으로 돈을 빌렸고, 돌려막기 한 정황도 보인다.

장씨가 한 때 대표로 활동한 D법인은 2021년 두 번에 걸쳐 수원 건물을 담보로 총 17억가량(추산, 채권최고액 21억원)을 우리은행 인천 부평금융센터에서 빌렸다. 우리금융저축은행에서 돈을 빌릴 때 활용된 건물과 같은 건물이다.

D법인이 부평금융센터 빌린 돈은 이듬해 또 다른 법인을 활용해 우리은행에서 시설자금대출을 명목으로 빌린 돈으로 상환된 것으로 전해진다. 우리은행은 내부감사에서 용도 외 유용(대출금상환)으로 쓰인 정황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 간에 대출을 대신 갚아 준 정황도 보인다. 장씨는 올해 1월 신한은행에 35억원가량의 담보대출을 받았고, 동시에 다른 가족이 우리은행에 진 대출이 상환됐다. 지난해 말부터 우리은행이 부당대출 감사에 들어가자 신한은행으로 대출을 갈아탄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은 담보가치 등을 감안할 때 대출은 정상적으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출 설정일에 시차를 두는 방식으로 복수의 대출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다른 권역에 있어도 대표자가 같은 경우에는 동일 대출로 보고 진행 해야 하는데 이런 것들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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