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발진 확신" 저수지 추락한 60대…페달 블박 보더니 "내 잘못"[영상]

머니투데이 전형주 기자 | 2024.09.03 15:35
60대 남성이 몰던 차량이 내리막길에서 급가속해 저수지로 추락한 사고가 발생했다. 남성은 급발진을 주장했지만, 페달 블랙박스에 담긴 진실은 달랐다. /사진=유튜브 채널 '한문철TV' 캡처

60대 남성이 몰던 차량이 내리막길에서 급가속해 저수지로 추락한 사고가 발생했다. 남성은 급발진을 주장했지만, 페달 블랙박스에 담긴 진실은 달랐다.

교통사고 전문 한문철 변호사는 지난 2일 유튜브에 '페달 블랙박스에 잡힌 급발진(?) 상황. 운전자는 어떤 페달을 밟았을까요'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이에 따르면 사고는 지난 7월19일 낮 12시쯤 전남 고흥군 고흥읍의 한 도로에서 발생했다. 당시 운전자 A(68)씨는 아내 B(65)씨를 차에 태우고 외출하는 길이었다. 오르막길을 천천히 오른 A씨의 차량은 내리막길에서 갑자기 속도를 높였다. 영상에는 A씨가 당황해 "오, 오, 오"하는 소리가 담겼다.

그는 핸들을 틀어 옹병으로 차량을 몰았고, 차량은 풀숲을 지나 저수지 아래로 떨어졌다. 다행히 크게 다치지 않은 부부는 긴급구조센터에 전화해 "차에 갇혀 못 나간다. 급발진을 당했다"며 구조를 요청했다.


급발진을 확신한 A씨는 자신만만하게 경찰서를 찾았다. 이후 경찰과 함께 페달 블랙박스를 확인했는데, 블랙박스에는 A씨가 가속 페달을 밟는 장면만 담겨 있었다.

A씨는 오르막길을 지나 내리막길에 진입하면서 브레이크 페달이 아닌 가속 페달에 발을 올려놨다. 이후 그는 내리막길에서 그대로 페달을 밟았는데, 차량이 급가속하자 당황해 페달을 더 세게 밟았다. A씨는 계속 가속 페달만 밟았다.


아내 B씨는 "남편이 운전 선생도 15년이나 했고, 몸도 건강하다. 이날도 아무 문제가 없었다"며 "영상을 보기 전에는 페달 블랙박스를 달아놨으니 '이제 급발진 문제는 확실하게 끝내주는 영상이 남겠구나' 하고 자신만만했는데 이렇게 참담한 결과를 맞이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고 말했다.

페달 블랙박스 영상 속 A씨가 가속 페달을 밟고 있는 모습. /사진=유튜브 채널 '한문철TV' 캡처

A씨 역시 블랙박스 영상을 보고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다고 B씨는 전했다. B씨는 "남편이 영상 보고 나서는 변명도 안했다. 자기도 너무 기가 막힌 것 같아보였다"며 "페달 블랙박스가 아니었으면 평생 급발진 사고였다고 생각하고 살았을 것이다. 확인하고 나니까 의문은 싹 가셔서 홀가분하다"고 털어놨다.

이어 "남편이 요즘에는 차가 조금 빨라지면 바로 발을 뗀다. 그리고 브레이크 페달 위치를 확인한 후 밟는 습관이 생겼다"고 밝혔다.

한문철 변호사는 "페달 블랙박스 영상이 없었다면, 전방 주시 블랙박스 영상 분량이 짧아 급발진 사고 여부를 판단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며 "사고가 일어나지 않아야겠지만, 만약 사고가 났을 때 자동차의 문제인지 운전자의 문제인지 확실하게 알 수 있도록 페달 블랙박스는 필요한 게 아닌가 싶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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