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금감원, 국민연금과 기업 지배구조 개선 논의한다

머니투데이 방윤영 기자 | 2024.09.02 14:03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달 2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에서 '‘녹색전환 시대를 향하여'라는 주제로 열린 국제 컨퍼런스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사진=(서울=뉴스1)
금융감독원이 오는 12일 국민연금공단과 열린토론회 형식으로 기업 지배구조 개선방안을 논의한다. 두산그룹의 구조개편 등 주주권익 침해 사례가 발생하면서 국민연금 등 연기금과 기관투자자들의 의결권 행사가 주목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주요 기관투자자인 국민연금이 토론회에 직접 나서는 만큼, 앞으로 기업 지배구조 개선에 보다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낼 거란 전망이 나온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오는 12일 서울 여의도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회관에서 국민연금과 기업 지배구조 개선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열린토론회를 개최한다. 국민연금을 비롯해 주요 기관투자자인 네덜란드 연기금 APG, 미래에셋자산운용, 프랙시스캐피탈파트너스 등도 참여한다.

금감원은 최근 학계·자본시장 연구기관과 비공개 간담회를 가진 데 이어, 기업 의사결정 과정에서 의결권 행사를 통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관투자자와 토론회를 마련했다. 상법상 이사의 충실의무 확대 등 기업 지배구조 개선안 논의에 박차를 가하는 분위기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달 28일 기업 지배구조 관련 연구기관·상장사 협회 초청 간담회에서 "지배주주만을 위한 의사결정으로 국내외 투자자들이 크게 실망하는 경우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며 "보다 심도 깊고 현실성 있는 개선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주권익 침해사례에서 의결권 행사가 미흡하다고 판단되는 자산운용사에 대해서는 실명공개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등 기관투자자의 적극적인 역할을 당부해왔다.

열린토론회에는 국민연금 등 주요 기관투자자들이 모이는 만큼, 이들의 의견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국민연금은 최근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 안건에 대해 주주가치 훼손 우려를 이유로 반대하며 의결권 행사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비슷한 측면에서 두산 구조개편의 대해서도 부정적인 분위기가 감지된다. 국민연금은 올해 1월 기업 지배구조 문제점을 들여다보고 개선점을 제안하는 '지배구조 개선 자문위원회'를 구성하기도 했다.

또 다른 주요 기관투자자인 APG는 세계 3대 연기금이자 유럽 최대 연기금 운용기관으로 꼽힌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요소를 고려한 책임투자를 추구하며 투자 기업을 대상으로 대화, 주주 관여, 투자결정·철회 등 적극적인 활동을 벌이고 있다. 국내 사모펀드(PE) 운용사인 프랙시스캐피탈은 2021년 두산로보틱스에 상장 전 지분투자(프리IPO)로 300억원을 투자해 성공적으로 엑시트(자금회수)한 이력이 있는 곳이다. 올해 국민연금 국내 사모투자 분야 위탁운용사로도 선정됐다.

이외에도 열린토론회에서는 아시아지배구조협회(ACGA)에서 아시아 주요국의 기업 지배구조 제도와 관행을 평가한 보고서인 '기업 지배구조 감시 2023'(CG 2023 watch)을 발표할 예정이다. 금융투자협회에서는 금투업계의 역할에 대해서 논의한다. 대한상공회의소와 신한금융지주, 학계 등에서도 참석해 의견을 나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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