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같은 공격은 전날 젤렌스키 대통령이 서방국에, 지원 무기를 이용한 러시아 본토 포격을 승인해달라고 발언한 직후 단행됐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군의 공격을 막으려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군 비행장과 기지를 공격하는 방법뿐"이라며 "장거리 타격 능력과 장거리 포탄 미사일에 대한 승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우크라이나 대표단은 이날 미국 워싱턴에서 미 고위 당국자들을 만나 전쟁 및 무기 지원 등과 관련해 논의를 가진 것으로 전해진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하늘에서 러시아의 공중 유도 폭탄을 제거하는 것이 러시아가 전쟁을 끝내고 정의로운 평화를 추구하도록 강제하는 강력한 조치가 될 것"이라며 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 등 군사 지원을 한 주요 서방국들에 러시아 본토 내 군사기지 타격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달 중 미국 백악관을 방문하는데, 조 바이든 대통령과 만나서도 러시아 본토 타격 필요성을 거론할 전망이라고 CNN은 보도했다. 미국은 그간 자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무기 사용을 우크라이나 영토 내에서와 인근의 국경 방어 작전용으로 제한했다.
젤렌스키의 이같은 요구는 처음이 아니다. 우크라이나가 지난달 6일 러시아 남서부 접경지 쿠르스크를 선제공격 한 뒤로 지금까지 러시아 본토에서 러시아군과의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 이후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 본토를 겨냥한 지원 무기 사용 제한을 해제해달라고 여러 차례 요구했다.
이와 관련 러시아 국방부는 "서방국이 우크라이나의 요청을 검토하면, 제3차 세계대전으로 번질 수 있는 '불장난'을 하는 것"이라며 강력하게 비난한 바 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부 장관은 최근 "미국인들은 제3차 세계대전이 벌어진다면 유럽에만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러시아는 핵무기 사용과 관련한 핵 교리를 명확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측이 팽팽히 맞선 상황을 지켜보던 나토는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쿠르스크 급습 작전이 합법적"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쿠르스크 침공 작전에 대해 나토 차원의 반응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31일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독일 주간지 벨트암존탁과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는 스스로를 방어할 권리가 있으며 국제법에 따르면 자위권은 (우크라이나의) 국경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는 쿠르스크 지역에서 국경을 넘어 우크라이나에 수많은 공격을 감행했다"며 "(쿠르스크의) 러시아 군인과 전차, 군사기지는 국제법상 합법적 공격 대상"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모든 군사작전과 마찬가지로 이것 역시 위험이 수반되지만, 자위권을 어떻게 행사할지는 우크라이나가 스스로 결정할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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