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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사라지는 둘째..."지원 확대되면 하나 더 낳겠다"━
'출산 의향이 없다'는 응답자는 성별로 여성(52.9%)이 남성(33.1%)보다 높았다. 여성이 출산을 원하지 않는 이유는 △아이를 낳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13.9%) △자녀를 돌봄·양육할 경제적 여유가 없어서(12.7%) △자녀 교육에 막대한 비용이 들기 때문에(10.7%) 순이었다. 남성은 △고용상태·직업이 불안정하다고 느껴져서(17.9%) △자녀를 돌봄·양육할 경제적 여유가 없어서(16.0%) △아이를 낳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10.5%) 순이었다.
현재 자녀의 유무에 따라서도 큰 차이를 보였다. 자녀가 없는 기혼자는 △아이를 낳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19.1%) △육아에 드는 개인적 시간·노력을 감당하고 싶지 않아서(11.8%) 등 출산에 대한 동기부여와 관련이 있다. 반면 자녀가 있는 기혼자는 △자녀 돌봄·양육할 경제적 여유가 없어서(17.3%) △자녀 교육에 막대한 비용이 들기 때문에(15.3%) 등 출산을 경제적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
'출산 의향이 없다'와 '잘 모르겠다'고 응답한 1245명 중 44.1%는 정부 정책과 기업 지원이 대폭 확대되면 출산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특히 이미 자녀가 있는 사람들이 둘째 이상을 출산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040세대 남녀를 혼인, 자녀 유무 등으로 나눠봤을 때 기혼 유자녀의 출산 유동층은 55.3%로 가장 높았다. 기혼 무자녀는 47.3%, 미혼은 34.7%였다.
우리나라는 둘째아가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있는데, 사회 제도가 뒷받침된다면 둘째 이상을 낳으려는 사람들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탄생한 둘째아는 74만4000명으로 전년 대비 11.4% 감소했다. 첫째아는 138만4000명으로 4.6% 감소한 데 비해 감소폭이 가파르다. 10년 전과 비교할 때도 첫째아는 38.4% 줄었고, 둘째아는 55.1%가 급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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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 키우려면 시간·돈 필요...육휴·현금 지원 선호 ━
기업 지원도 '자녀 학자금 지원'(72.0점)이 가장 점수가 높았다. 이어 '자녀 보육비 지원'(70.7점), '자동 육아휴직제도'(69.9점),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도'(69.0점), 남성 육아휴직 의무화 제도(68.8점) 등의 순으로 점수가 높았다.
저출산 대응을 위해 기업 관리자급 이상에 필요한 교육 인식으로는 정부 정책의 세부내용 교육(50%), 가족친화적 업무환경 조성 교육(28.7%), 갈등의 관리 및 해결교육(9.1%), 젠더 감수성 교육(7.2%) 등(1순위 응답기준)을 꼽았다. 정부가 다양한 제도를 마련해도 기업에서 이를 무시하면 정책 효과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기업의 저출산 대응 방안에 대해서는 '육아휴직 시 나머지 팀원에 대한 금전적 보상'(44.0%)과 '결혼출산 직원에 대한 주택자금 무이자대출지원'(30.6%)이 꼽혔다.
유혜정 한미연 선임연구위원은 "이번 조사는 저출산 대응을 위한 정부정책과 기업지원의 방향과 규모를 결정하는데 단서를 제공하는 매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며 "정부와 기업이 효과적으로 문제에 대응할 수 있도록 면밀한 정책 수요자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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