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수술 등 3000여개 진료비 올린다…필수의료 보상 강화

머니투데이 박미주 기자 | 2024.08.30 16:51

(상보)2027년까지 저보상 3000여개 수가 인상…연 5000억원 이상 투입
지역 국립대병원에 연 2000억원 투자
경증환자 2차급 의뢰서 없이 상급종합병원 방문 시 진료비 전액 부담…의사 '전문의뢰제' 도입

사진= 복지부
정부가 필수의료 보상 강화를 위해 중증수술, 마취 등 저수가 3000여개의 진료비를 2027년까지 인상한다. 이를 위해 연 5000억원 이상을 투입한다. 지역·필수의료 강화를 위해 지역 국립대병원에 연 2000억원을 투입하고 지역 전문의에 월 400만원의 지역근무수당을 지원한다.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는 30일 제6차 회의를 연 뒤 이 같은 내용의 '의료개혁 1차 실행방안'을 발표했다. 4대 실행방안은 △필수의료 수가 정상화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전공의 수련 혁신 △의료사고 안전망 확충이다.



내달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시범사업 시행…2027년까지 3000여개 저보상 수가 조정


다음달부터 상급종합병원이 전문의, 진료지원(PA) 간호사 중심으로 중증질환을 보는 병원이 되도록 구조전환 시범사업을 3년간 시행한다. 참여 기관의 중증환자 비중을 3년 내 70%까지 높이거나 현행 비중의 50% 이상 상향이 목표다. 전공의 현원 비중은 40%에서 20%로 줄이도록 한다. 서울 소재 1500병상 이상 상급종합병원이라면 일반병상을 15%까지 줄이게 한다.

중증 중심으로 수가를 인상하고 응급에 필요한 24시간 진료에 대한 수가도 최초로 신설한다. 올 하반기부터 생명과 직결된 중증수술 800여개와 마취 수가를 대폭 인상한다. 이를 통해 2027년까지 누적 3000여개의 저보상 수가를 조정해 저수가 문제를 해결한다

내년 상반기까지 누적 1000여개 중증 수술과 마취 행위에 종합병원급 이상까지 인상한다. 구조전환 사업에 참여한 상급종합병원은 추가로 인상해 중증수술과 마취 수가를 집중 보상한다. 이를 위해 연간 약 5000억원 이상을 투입한다. 또 과소, 과잉 보상 방지를 위해 수가의 수시 조정체계를 마련하고 상대가치개편 주기를 기존 4~7년에서 2년 이내로 단축한다.

6대 우선순위 분야와 4대 공공정책수가를 중심으로 보상을 강화한다. 6대 분야에는 중증, 고난도 필수의료, 응급, 야간·휴일, 소아·분만, 취약지가 선정됐고 난이도와 위험도, 숙련도, 응급진료 대기, 지역의 4대 요소를 공공정책수가에 반영한다.

수가 인상으로 환자 부담이 증가할 수 있는 것과 관련 정경실 복지부 의료개혁추진단장은 "중증 수가의 적용을 받으시는 환자분들은 대부분 산정특례의 적용 대상들이라 본인부담이 5~15%, 10% 정도 소규모"라며 "그 외에도 본인부담 상한제, 재난적의료비 제도 등 부담을 낮춰드리는 여러 제도가 있어 수가가 오른다고 그만큼의 본인부담이 올라가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복지부


치료결과와 연계해 보상…경증환자 상급종합병원 이용 억제, '전문의뢰제' 도입


아울러 정부는 획일적인 종별 가산제도는 기능·성과 가산제로 바꾼다. 약 2조원의 성과보상 재원을 확보해 각 기관에 총액으로 보상한다. 환자 경험, 치료결과 등 성과와 연계해 책임의료조직에 비용을 보상하는 방식의 지역의료 혁신 시범사업도 추진해 3년간 권역 당 최대 500억원을 보상한다.

환자가 질환과 중증도에 맞게 의료기관을 이용할 수 있도록 '전문의뢰체계'를 확립한다. '전문의뢰제'를 도입해 의사가 지역 내 적정 의료기관으로 직접 진료예약을 하고 이 경우 최우선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

또 경증환자가 2차급 병원 의뢰서가 없거나 산정특례 진단 등 예외적인 사유가 아닌 경우에는 외래진료비를 현행 60%에서 전액 본인 부담토록 상향한다. 의료협력병원 내에서 2차급 병원의 전문적인 상급종합병원 의뢰에 대해서는 비용 부담을 경감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한다.

외래 경증질환은 현행 105개에서 추가 확대한다. 해당 질환으로 상급종합병원에 가면 진료비 전액을 부담하나 동네 의원을 이용하면 30%만 부담하는 등 경증환자의 지역 병의원 방문을 유도한다.



지역 국립대병원에 연 2000억원 투자…계약형 필수의사제 도입


지역 국립대병원에는 매년 2000억원을 투자한다. 내년 1월부터 지역 국립대병원에 기타공공기관 지정 예외를 적용해 총액 인건비와 총 정원 규제를 혁파한다. 교수정원은 내년 330명 확대를 시작으로 2027년 1000명까지 늘린다.


전문의 대상 계약형 필수의사제도 도입한다. 내년에는 4개 지역, 8개 진료과(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응급의학과·흉부외과·신경과·신경외과) 전문의 96명을 상대로 월 400만원의 지역근무수당을 지원한다.

지역의료기관에 장기 근무할 것을 선택한 전문의가 지자체와 계약하는 방식이다. 정주 여건 개선, 해외연수 기회도 제공한다. 앞으로 지역 의대를 졸업하고 전공의-전문의 배출까지 지역에서 이뤄지도록 전주기 지원을 강화한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가운데), 노연홍 의료개혁특위위원장이 30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 311호에서 의료인력ㆍ거점병원 확충 등 제6차 의료개혁특별위원회 회의 주요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사진= 머니S


의료인력 수급 추계·조정기구 연내 출범…전공의 수련 지원


연내 의료인력 수급 추계·조정 논의기구도 출범한다. 수급추계 전문위원회는 수급 추계결과를 의사결정 기구에 보고하는 논의기구로서 공급자의 추천 비중은 50% 이상으로 한다. 우선 의사, 간호사 추계부터 실시한다. 복지부는 "의료계가 참여해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할 경우 2026년 의대 정원 규모 논의도 가능하다"고 했다.

전공의 수련도 지원한다. 내년부터는 지도전문의가 전공의를 밀착 지도할 수 있도록 연간 최대 8000만원까지 수당을 지급한다. 또 독립적인 진료역량을 확보할 수 있도록 인턴제 개편도 검토한다. 내년부터 다기관 협력 수련 시범사업을 도입해 전공의의 다양한 임상 역량 습득을 지원한다.

전공의 연속 수련 24시간, 주당 수련 72시간으로 단축하는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2031년까지 60시간 수준으로 줄인다. 내년에는 비수도권 전공의 배정 비중을 현 45%에서 50%로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필수분야 전공의 등에 대한 연간 1200만원의 수련수당 지급 대상도 확대한다.

이밖에 의사가 하는 미용 의료와 그렇지 않은 서비스를 명확히 구분하고 안전성 확보가 가능한 경미한 미용 목적 행위는 일정 자격요건을 갖출 경우 시술을 허용한다. 도수치료 등 남용 경항이 뚜렷한 비중증 비급여 진료는 건강보험 급여와 병행해 진료할 때 급여를 제한한다.

의료사고 안전망 구축을 위해서는 의료분쟁 조정절차 중 의학적·법적 지식이 부족한 환자를 조력하는 가칭 '환자 대변인'을 신설한다. 자, 소비자, 의료인단체 등이 참여하는 가칭 '국민 옴부즈만' 제도를 도입하고 감정 불복절차 신설·조정협의 기회 확대 등도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을 통해 시행할 예정이다.

고액 민사 배상액 부담 완화와 신속하고 충분한 보상 처리를 의료사고 책임·종합보험 상품 확대하고 공제체계 도입을 추진한다. 또 내년부터 의료사고 위험도가 높은 필수 진료과 전공의와 전문의를 대상으로 의료사고 배상 책임보험·공제 보험료 일부(30%, 50억원)를 국가가 지원한다.

의료개혁 이행을 뒷받침하기 위해 정부는 앞으로 5년 동안 국가재정 10조원과 건강보험 10조원 이상, 총 20조원 이상을 투입한다. 올해 기준 8000억원 수준에서 내년에는 2배 이상 늘어난 총 2조원 규모의 국가재정을 투입한다.

이중규 복지부 건강보험정책국장은 "기존 평균 보험 인상률 1.49% 이내에서 재정 추계를 했고, 그 범위 내에서 재정을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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