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만에 소비 2% 뚝…쏟아지는 내수부진 신호들

머니투데이 세종=유재희 기자 | 2024.08.30 16:47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19일 서울 소재 상가 밀집지역의 모습. 2024.08.19. /사진=김선웅

내수 흐름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상황이다. 소비는 한 달 만에 2% 가까운 내림세다. 특히 비내구재·준내구재·내구재 등 전반적으로 힘을 쓰지 못했다. 건설투자 역시 3개월 연속 감소세다.

수출 증가세가 이어졌지만 내수에까지 온기가 전해지지 못하는 모습이다. 정부는 추석민생대책 등을 통해 소비를 뒷받침하겠단 계획이지만 역부족이란 지적이 나온다.

30일 통계청에 따르면 7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1.9% 감소했다. 한 달 만에 감소 전환했다. 올해 들어 소매판매는 △ 1월 1.0% △2월 -3.2% △3월 1.1% △4월 -0.6% △5월 -0.2% △6월 1.0% 등으로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지 못했다.

특히 7월에는 비내구재(-1.6%)와 준내구재(-2.1%), 내구재(-2.3%)에서 모두 소비가 줄었다. 세 지표가 모두 줄어든 건 1년 만이다.

내구재는 주로 수입차 수입 감소 등을 이유로 승용차 중심으로 줄었다. 준내구재 감소는 폭염에 따른 외부활동 감소와 그에 따른 의류·신발 판매가 줄어든 것이 요인이다. 비내구재는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휘발유 가격 상승으로 차량 연료 판매가 줄었다.

정부는 수개월째 수출 증가세가 내수를 뒷받침할 것이라 보지만 온도차가 크다. 지출 분야를 뜯어보면 건설투자도 1.7% 감소했다. △5월 -4.6% △6월 -0.8% △7월 -1.7% 등으로 3개월 연속 내림세다. 반대로 설비투자는 7월에만 10.4% 증가했다.

소비심리 지표도 다소 비관적이다. 한국은행의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8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0.8로 전월 대비 2.8포인트 하락했다.


내수 부진은 고금리 장기화에 따라 지출 여력이 줄어든 탓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동월 대비 2%대까지 안정됐지만 폭염 영향으로 일부 농산물 등 품목이 들썩이고 있다. 이 밖에도 가계부채 증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건설수주 부진 등이 발목을 잡고 있다.

기재부의 전망은 다소 낙관적이다. 경기 동향을 살피는 '그린북'을 통해 지난 5월부터 내수가 회복될 것이란 분석이다.

최근에는 대책도 냈다. 기재부는 "정부는 국내관광 붐업, 소비촉진 3종 세제지원, 건설투자 5조원 보강, 투자활성화 대책 마련 등 내수 회복 가속화를 위한 추석 민생안정대책의 주요 정책들을 속도감있게 추진하는 등 경기 회복세 확산에 총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내수 흐름을 반전시키기엔 역부족이란 지적이 나온다. 그렇다고 정부가 재정 풀기에 나서기에도 상황이 녹록지 않다.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주장하고 있는 전 국민 25만원 지원 등 보편적 지원에 기재부가 반대하는 이유다. 선별적 지원 등을 통해 꼭 필요한 곳에만 재정을 풀겠단 입장이다.

10월 금리인하 가능성에 대한 기대는 점차 커진다. 한국은행은 이달에도 기준금리(3.50%)를 재차 동결했다. 앞서 여당 일부 인사들과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내수 부진 문제를 거론하며 금리 조정의 필요성을 직·간접으로 거론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소매판매가 흐름 강하지 않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조금씩 제약요인이 없어진다"면서 "여기서 제약요인은 소비자물가, 금리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근로자) 임금도 플러스(+)로 돌아가고 하반기 정책 수단 등을 묶어보면 조금씩 좋아지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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