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ML, 중국서 첨단 반도체 장비 유지·보수 못할 것"-블룸버그

머니투데이 이지현 기자 | 2024.08.30 11:48

서비스 라이선스 연말 만기… 딕 스코프 네덜란드 총리, 갱신 안 해줄 듯

asml /사진= 머니투데이 DB
네덜란드 정부가 자국의 반도체 업체인 ASML의 중국 내 사업에 제재를 가할 예정이다. ASML 장비를 사용하는 중국 반도체 기업들 뿐 아니라 ASML의 매출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한 익명의 소식통은 딕 스코프 네덜란드 총리가 연말에 만료되는 ASML의 중국 내 부품 서비스 관련 라이선스를 갱신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ASML의 최고급 심자외선 리소그래피(DUV)와 관련한 내용이라고 덧붙였다.

반도체 제조 장비 부문에서 세계 최정상인 ASML은 장비 수출 시 일반적으로 품질 유지·보수 계약도 함께 진행한다. 장비 유지·보수는 반도체 제조 공장의 일상적 작업에 없어서는 안될 필수 요소다. 특히 중국은 아직까지 최첨단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는 장비를 개발하지 못해 ASML의 DUV 시스템에 의존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고장난 기계, 특히 ASML의 DUV 시스템을 수리할 수 없다는 것은 회사가 생산량을 줄여야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만약 ASML이 해당 장비의 라이선스 지원을 철회하면 이르면 내년부터 중국 내 일부 발전소 운영이 불가능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네덜란드 정부의 결정은 중국에 대한 첨단 반도체 기술 이전을 제한하라는 미국의 압력에 따른 것이다. 바이든 정부는 동맹국들이 미국의 대중국 수출 통제에 보조를 맞추지 않으면 이른바 '해외 직접 생산품 규칙(Foreign Direct Product Rule)'을 포함한 제재를 가할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FDPR는 미국에서 생산된 기술을 극소량이라도 사용해 만든 제품을 수출할 때 미국 정부의 허가를 받게 한 규정이다. 미국 외에 반도체 제조 장비에 있어 중요한 국가로 한국, 네덜란드, 일본이 꼽히고 있어 미국 정부는 이들 국가에 대중 수출 통제에 동참할 것을 요구해왔다.

네덜란드 정부의 기조도 사뭇 달라졌다. 마르크 뤼터 전 네덜란드 총리가 이끌던 정부는 첨단 반도체 제조 장비 수출을 금지할 경우 발생할 부작용을 평가하는데 시간이 필요하다며 완곡하게 반대를 표해왔다. 반면 지난달 2일 취임한 스코프 총리의 신임 정부는 대중 수출에 더 신중하다. 스코프 총리는 이달 블룸버그통신에 "네덜란드는 국가 안보에 대한 중국과의 대화에 매우 신중해야 한다"며 신규 수출 통제에 대해서도 "미국 및 일본과 좋은 협상을 하고 있으며 좋은 결과로 끝날 것"고 답했다.

블룸버그는 "네덜란드 정부의 제재가 시작되면 대표적인 중국의 반도체 제조업체 화웨이와 SMIC가 현 상황에서 성장할 돌파구를 찾기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며 "ASML의 매출 타격도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ASML 매출의 절반 이상이 중국 사업에서 나오는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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