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실적'이라며 주가는 왜?…엔비디아 기침에 삼전·SK하이 '몸살'

머니투데이 김진석 기자 | 2024.08.30 05:00
국내 반도체 빅2 주가 추이/그래픽=이지혜 기자

2분기 실적을 발표한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주가가 시간외거래에서 급락하자 SK하이닉스·삼성전자 등 국내 반도체주도 얼어붙었다. 엔비디아의 실적은 양호했지만, 과도하게 높았던 시장 기대치에는 다소 못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AI 반도체 거품론을 우려하는데, 반도체 업종 자체에 대한 투자매력도는 남아있다는 평가도 있다.

29일 코스피 시장에서 반도체 대형주 SK하이닉스는 전날보다 9600원(5.35%) 하락한 16만9700원에 거래를 마무리했다. 장 중 16만7200원까지 내리며 낙폭을 키우기도 했다. 이날 삼성전자도 2400원(3.14%) 떨어진 7만4000원을 기록했다. 엔비디아, SK하이닉스와 함께 글로벌 AI 반도체 밸류체인(가치사슬)에 포함된 한미반도체는 9.45% 급락했다.

엔비디아가 지난 28일(현지시간) 실적 발표 후 애프터마켓(시간외거래)에서 6.92% 떨어진 영향이다. 엔비디아는 호실적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 상승을 끌어내진 못했다. 엔비디아의 2분기(5~7월) 매출은 300억4000만달러로, 시장 전망치 287억4000만달러를 웃돌았다. 전년동기 대비 122% 늘어난 수준이다. 주당 순이익도 전망치 65센트를 상회한 68달러를 기록했다.

다만 둔화한 수익성과 아쉬운 가이던스가 엔비디아에 대한 투자자들의 투자심리를 악화시켰다. 엔비디아의 지난 2분기 매출총이익률(GPM)은 75.1%로 전년동기(70.1%)에 비해서는 높아졌지만, 직전 분기(78.4%)과 비교해서는 낮아졌다. 엔비디아는 가이던스를 통해 매출총이익률이 올 8~10월 분기 75%를 기록하고, 올 11월~다음 해 1월 분기에는 이보다 더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는 시장 예상치를 상회한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수요가 강함을 증명했지만,수요가 더 강해지고 있다는 확신을 주지는 못했다"며 "시장 예상의 중앙값이나 평균을 웃도는 것보다 시장 예상 범위를 얼마나 벗어나는지가 서프라이즈 강도를 결정하는데 엔비디아가 제시한 가이던스도 큰 서프라이즈를 주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차세대 AI 칩 '블랙웰' 생산 지연에 따른 우려도 제기된다. 앞서 엔비디아는 블랙웰 출시 발표를 통해 현세대 제품 '호퍼' 수요 감소 효과를 만들었는데, 블랙웰 생산이 지연되며 두 제품 모두에 대한 주문 공백이 생긴 것이다. 박준영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차세대 AI칩 '블랙웰' 생산 지연에 대한 납득할만한 해명이 없었고, 실적 서프라이즈 폭이 다시 한번 좁아졌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보도자료에서 "호퍼 수요는 여전히 강력하고 블랙웰에 대한 기대는 엄청나다"고 해명했다. 또 "엔비디아의 호퍼 공급은 점점 더 원활해지고 있으며, 블랙웰은 여전한 공급 부족 상태에 있다"고 덧붙였다.

증권가에서는 엔비디아 주가 급락의 영향으로 당분간 국내 반도체주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보지만, AI 수요는 견고한 만큼 펀더멘탈(기초체력) 자체는 유지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확대됐던 AI 수요에 대한 우려와 다르게 견조한 방향성이 확인된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였다"며 "업황 방향성은 동일하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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