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많이 올랐나?" 인도 증시 떠날 채비하는 외국인

머니투데이 김하늬 기자 | 2024.08.30 08:02
잘나가는 인도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 신호가 나왔다. 고공행진을 하던 인도 증시에 거품이 끼기 시작했다는 판단에 차익실현에 나서는 한편, 미국 금리인하를 앞두고 그 수혜를 볼 다른 신흥시장을 찾아 일단 현금을 보유하려 한다는 분석이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총선을 앞둔 6일(현지시간) 인도 가지아바드에서 열린 로드쇼에서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4.04.06. /로이터=뉴스1
29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외국인(기관) 투자자들은 8월 인도증시에서 순매도로 태도를 바꿨다"며 "8월 한 달 순자본유출이 10억달러(1조3346억원)를 넘겼다"고 보도했다. FT는 "올 한 해 외국인 순자본유입은 26억달러(3조4694억원)로 작년에 기록한 220억달러(29조3568억원)에 비해 한참 떨어지는 수준"이라고 짚었다.

외국인의 '변심'은 인도증권거래소(NSE) 대표지수인 니프티50(Nifty50) 지수가 고점에 다다랐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인도 증시는 중국 시장을 잇는 각광받는 신흥시장으로 꼽혔다. 지난 5년간 MSCI 인도 지수는 약 52% 상승했는데, 같은 기간 MSCI 신흥시장 지수 상승률이 11%인 점을 비교하면 4배 넘는 수익률을 안겨줬다.

특히 니프티50지수가 2만5000선을 넘어서자 시장에서는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질 것이라는 경고의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인도 메히타 증권의 리서치 담당 수석부사장 프라샨티는 "시장 방향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앞으로 험난한 상황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최근의 상승장을 주도하는 게 외국인이나 기관이 아닌, 개인이라는 점도 변수다. 투자은행 제퍼리스의 인도국가 책임자인 아시시 아가왈은 "이번 (상승) 사이클은 외국인이 아닌 내국인이다"며 "국내 투자자들이 뮤추얼펀드를 통해 은행 예금을 주식시장으로 옮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 압력이 커졌지만, 인도 국내 기관투자자와 개인 매수세가 시장을 방어하고 있다는 평가다.

외국인은 차익 실현한 현금을 쥐고, 인도 증시가 조정받을 때까지 기다리는 분위기라는 분석도 있다.

한편 외국인이 인도의 2차 시장(trading market·유통시장)에서 1차 시장(Primary Market·발행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진단도 있다. 인도 주식의 평가 가치가 급등하자, 기대수익률이 높고 경쟁이 덜한 기업공개(IPO) 시장이 주목받는다는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인도 중앙예탁결제원을 인용해 "외국인들은 이달 들어 현재까지 인도 2차 시장에서 34억2000만 달러(약 4조5544억원)의 주식을 순매도했다"며 "반면 1차 시장에서는 14억7000만 달러의 주식을 순매수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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