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얼마 날린거야!"…엔비디아 급락에 아침에 눈뜬 개미들 '헉'

머니투데이 박수현 기자 | 2024.08.29 16:37
8월 국내 투자자가 많이 매수한 해외 주식, 국내 투자자의 매수 상위 5개 종목 현황/그래픽=이지혜
엔비디아 주가가 급락하며 국내 투자금도 대거 날아갔다. 국내 투자자가 올해 2분기 엔비디아 실적 발표를 앞두고 해외 증시에서 관련 종목을 대규모 매수해서다. 특히 주가가 오를 때 변동률 대비 초과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 투자자는 손실이 더욱 커졌다.

28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 증시에서 엔비디아는 전일 대비 2.10% 내린 125.61달러에 마감했다. 엔비디아가 장 마감 이후 2분기 실적을 내놓자 주가는 시간 외 거래인 29일 오전 2시10분 기준 종가보다 6.89% 내린 116.95를 나타낸다. 주가는 한때 종가 대비 8%대까지 급락하기도 했다.

엔비디아 급락세에 반도체 관련 종목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전일 대비 1.82% 내리면서 마감했다. 최근 5일간 하락률은 4.61%다. AMD(-2.75%), 인텔(-2.29%), 브로드컴(-1.99%), 퀄컴(-1.20%)도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미 반도체 기업들은 시간 외 거래에서도 약세였다.

이에 따라 국내 투자자가 사 모은 해외 주식의 주가도 대폭 빠졌다. 한국예탁결제원 통계에 따르면 이달 1일~28일 국내 투자자가 가장 많이 매수한 해외 주식 5개 종목 가운데 3개 종목은 엔비디아 혹은 미국 반도체 관련 ETF였다. 엔비디아를 제외한 2개 종목은 변동률 대비 초과 수익/손실을 얻을 수 있는 레버리지 ETF다.

캘리포니아 산타클라라에 위치한 엔비디아 본사 건물. /사진=뉴스1
이달 국내 투자자 매수 1위 종목은 디렉시온 데일리 반도체 불 3X ETF로, 4조7944억원어치를 매수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를 3배 추종하는 해당 종목 주가는 이날 4.91% 하락했고, 시간 외 거래에서도 8%대 하락 중이다. 지난 27일 종가와 비교하면 이틀도 되지 않아 13.12%가 하락한 셈이다.

국내 투자자 매수 2위 종목인 엔비디아, 5위 종목인 '그래닛셰어즈 2배 롱 엔비디아 데일리 ETF'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특히 그래닛셰어즈 2배 롱 엔비디아 데일리 ETF는 엔비디아의 하루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상품으로, 지난 27일 종가와 비교하면 투자금의 17.63%가 날아갔다.


이날 엔비디아는 장 마감 이후 실적 발표를 통해 2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22.4% 늘어난 300억4000만달러, 주당 순이익이 0.68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조사업체 LSEG가 집계한 전문가 컨센서스(시장 기대치)인 매출 287억달러, 주당 순이익 0.64달러를 웃도는 수치였다.

주가 하락은 깜짝 실적이 투자자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던 탓이었다. 박상욱 신영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의 3분기 매출 가이던스는 시장 기대치를 소폭 상회했으나 매출총이익률은 컨센서스 대비 소폭 하회했다"며 "하반기 전망이 과도하게 높아진 투자자들의 눈높이를 충족시키기에 부족했다"고 분석했다.

개인 투자자에게 그나마 희망을 주는 부분은 증권가 전망이 아직 밝다는 것이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의 실적은 큰 서프라이즈까지는 아니더라도 흠잡을 데 없는 숫자들이었다"라며 "(투자자가 우려하는) AI 서비스 출시와 검증이 우선 과제인데, 그전까지는 최소한 이익이 잘 나오기에 급락이 이어지기 힘들다. 급락 뒤에는 반등도 예상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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