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 장난이었어"…'딥페이크 성착취물' 만든 중학생, 수사 중 이민

머니투데이 박효주 기자 | 2024.08.29 08:46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중학교 2학년 남학생이 또래 여학생을 대상으로 딥페이크 성 착취물을 제작해 수사기관 조사를 받는 중 해외로 출국해 피해자들이 분통을 터뜨렸다.

29일 뉴스1에 따르면 경기 용인서부경찰서는 지난 20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성 착취물 제작) 혐의로 김모(14)군을 수원지검에 불구속 송치했다.

김군은 딥페이크를 이용해 피해자들 얼굴 사진을 여성 나체 사진과 합성해 소지한 혐의를 받는다.

김군 범행은 피해 학생 지인이 지난 6월 말 우연히 김군 휴대전화에서 사진을 발견하고 피해 학생에게 알리며 수면 위로 드러났다. 피해자는 김군과 같은 학교 학생 2명, 다른 학교 학생 2명으로 모두 미성년자였다.

피해자 중 한 명인 A양은 김군과 평소 친하게 지내온 사이였기에 충격이 더 컸다. A양이 김군에게 메시지를 보내 추궁하자 김 군은 "미안하다, 장난이었다"며 범행을 시인했다고 한다.

김군은 곧 해외 이민이 예정돼 있었기 때문에 A양을 비롯한 피해자 측은 도주 가능성을 우려해 지난달 1일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하고 신속한 수사와 출국금지 신청을 요청했다.

하지만 수사관은 '제출해야 할 서류가 많다', '청소년 사건이라 안 된다'며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다는 것이 피해자 측 주장이다.

A양 아버지는 "여러 차례 요청 끝에 출국 정지를 했다 통보받았지만 출국 정지 기간이 한 달 뿐이었고 그 이후 가해자가 출국한 사실을 알게 됐다"며 "출국 정지를 요청한 취지는 가해자가 법의 심판을 받게 하려던 것이었는데 경찰은 사건 해결보다 행정적 해결에 급급한 모습이었다"고 토로했다.


경찰은 출입국관리법상 출국 정지나 출국금지는 필요 최소 범위에서 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김군이 미성년자인데다 필요한 모든 조사를 마친 점, 김군 부모와 법률대리인이 향후 검찰 조사나 재판 과정에 성실히 출석하겠다고 약속한 점을 고려해 출국 정지 연장을 신청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검찰에서 아마 (가해자가) 입국할 때 통보 조치를 하게 될 것"이라며 "청소년이니 체포까지는 아니더라도 법무부나 검찰에서 자연스럽게 신병을 확보하는 여러 조치를 할 것"이라고 했다.

A양 아버지는 "가해 학생이 부모를 따라가야 하는 건 당연한 일이긴 한데 그건 그쪽 입장이고 (우리가 볼 땐) 처벌받지 않고 도망간 것처럼 느껴진다"며 "애들(피해 학생)은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느냐며 막 울고 난리가 났다"고 했다.

A양 측은 또 중학생에 불과한 A양이 조사받을 때 여성 수사관을 배정하지 않고 50대 남성 수사관에게 조사받게 하는 등 성범죄 피해자에 대한 보호가 미흡했다고 주장했다.

A양 아버지는 "여성 수사관이 보여줘도 낯 뜨거울 사진을 저와 딸이 남성 수사관 앞에서 보고 있는 상황은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용인서부서 관계자는 "피해자를 조사할 때 보호자 동석 여부나 동성 수사관 배정을 원하는지 등 사전에 동의서를 작성하는 절차가 있고 이 사례도 보호자 확인받아서 진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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