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의 120조 '통큰 투자'…하이브리드 14종·EV 21개로 확대(종합)

머니투데이 강주헌 기자, 임찬영 기자 | 2024.08.28 17:57
장재훈 현대자동차 사장이 28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열린 '2024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현대자동차가 향후 10년간 연평균 12조원 이상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 2030년까지 전기차 풀라인업을 구축하는 한편 차세대 하이브리드와 EREV(주행거리연장형전기차)를 도입한다.

현대차는 2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2024 CEO 인베스터 데이'를 열고 새로운 중장기 사업 전략 '현대 웨이'(Hyundai Way)와 재무 계획을 공개했다. 현대차는 2024년부터 2033년까지 10년간 총 120조5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해 CEO 인베스터데이에서 발표했던 10년간(2023~2032년) 투자액 109조4000억원 대비 10.1% 늘어난 것이다. △R&D(연구개발) 투자 54조5000억원 △설비투자(CAPEX) 51조6000억원 △전략투자 14조4000억원 등이다.

2030년 연간 판매량 목표는 제네시스 포함 555만대다.지난해 판매 실적 대비 약 30% 이상 많다. 이를 위해 글로벌 사업장에 생산시설을 지속해서 확장해 추가로 100만대 생산능력을 구축한다. 특히 전기차 모델은 2030년 200만대를 팔아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약 36%를 채운다. 전기차 시장이 활성화한 유럽 시장보다 북미시장이 성장세가 높다는 판단 아래 북미 시장 판매 비중을 더 키우기로 했다. 전기차 차종도 기존 목표치인 17종에서 21종으로 늘리기로 했다.

기존 준중형·중형 차급 중심이었던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소형, 대형, 럭셔리 차급으로 확대한다. 특히 제네시스의 경우 순수 전기차를 제외한 전 차종에 하이브리드 옵션을 추가한다. 단순 하이브리드뿐만 아니라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불리는 EREV 개발도 공식화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현대차만의 유연한 대응 체계로 시장에 기민하게 대응하면서 모빌리티와 에너지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이 28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열린 '2024 현대차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총 120조원이 넘는 현대자동차의 '통큰 투자'는 수소, 자율주행 등 미래 모빌리티 시장의 '퍼스트무버(선도자)' 지위를 굳히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현대차가 '2024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밝힌 현대 웨이는 크게 △현대 다이내믹 캐파빌리티(Hyundai Dynamic Capabilities) △모빌리티 게임체인저(Mobility Game Changer) △에너지 모빌라이저(Energy Mobilizer) 등 3가지 상세 전략을 골자로 한다.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기술 업체에 자율주행 차량을 판매하는 파운드리 사업 추진도 이날 처음으로 언급했다. 레벨4 이상의 자율주행 구현에 필수적인 항목을 개발하고, 자율주행 차량 플랫폼을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에 공급하는 방식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세운 모빌리티 게임체인저 전략을 통해 22조1000억원을 투자해 자율주행 기술을 고도화하고 SDV(소프트웨어중심차량) 전환을 본격적으로 진행한다.

에너지 모빌라이저 전략에는 5조7000억원을 투자하고 수소 에너지 기술과 사업 역량을 강화한다. 동시에 수소 밸류 체인의 사업화를 위한 외부 파트너십을 맺는 등 수소 생태계 구축에 나선다. 현대차는 수소 사업 브랜드 'HTWO'를 내세워 2045년까지 자동차 생산부터 운행, 폐기까지 전 단계에 걸쳐 탄소 순배출 제로 달성을 목표로 한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둔화)을 겪는 완성차 시장 상황은 하이브리드차로 돌파한다. 현재 7개 차종을 14개 차종으로 늘린다. 현대 다이내믹 캐파빌리티 전략은 지난해 발표한 생산유연성 중심의 '현대 모터 웨이'를 포괄하는 개념으로 캐즘에 하이브리드차 생산으로 시장에 대응하면서도 전기차 경쟁력을 강화하는 투트랙 방식이다.

현대 다이내믹 캐파빌리티 실행에만 전체 투자액의 77%에 달하는 92조7000억원이 투입된다. 전동화 전환기에 징검다리 역할을 할 차세대 하이브리드·EREV 모델 개발, 배터리 경쟁력 확보 등을 추진하고 수익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내년 1월부터 양산차량에 적용할 계획인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TMED-Ⅱ를 통해 2028년에는 지난해 글로벌 판매 계획보다 40% 증가한 133만대를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올해 4분기 가동 예정인 미국 조지아주 신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하이브리드 차량을 생산해 하이브리드 공급이 부족한 북미 시장에 더 빠르게 대응한다는 목표다.

현대차가 이날 개발을 공식화한 EREV는 전력으로 구동하지만 엔진이 전기를 생산해 배터리 충전을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완충 시 900㎞이상 주행할 수 있도록 해 전동화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EREV를 2026년 말 북미와 중국에서 양산해 2027년부터 판매할 계획이다.

북미 시장에는 EREV 중에서도 현대차와 제네시스 브랜드 중형 SUV(다목적스포츠차량) 차종을 우선 투입해 연간 8만대 이상 판매하기로 했다. 경제형 C급(준중형) 플랫폼을 활용한 EREV는 중국에서 연간 3만대 이상 판매할 계획이다. 그 밖의 지역에 대해서는 향후 시장 상황에 맞춰 EREV 판매를 검토할 예정이다.

장재훈 사장은 "현대차는 완성차 제조를 넘어, 다양한 모빌리티로의 확장을 추진해 게임 체인저의 입지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에너지 사업자의 역할도 강화해 수소 사회를 실현함으로써 에너지 전환 시기에도 글로벌 톱 티어 리더십을 지속할 수 있는 회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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