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벗' 앞두고 수요 높아진 자본성증권···찍는 족족 '완판'

머니투데이 김세관 기자 | 2024.08.29 04:46
최근 보험사 자본성증권 발행 계획/그래픽=김현정
글로벌 '피벗(통화정책 전환)'을 앞두고 금융권에서 발행하는 자본성증권에 대한 수요가 들썩인다. 자본성증권은 금융사들이 주로 찍어내는 채권이다. 자본으로 인정되는 특징이 있어 금융권이 선호하지만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다. 투자자들은 금리인하 전 높은 이자를 주는 채권확보 차원에서 해당 상품을 찾고, 금융사들은 재정건전성 개선을 위해 발행을 늘리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매리츠화재가 6500억원의 후순위채권(이하 후순위채)을 발행했다. 당초 4000억원 모집에 약 6000억원가량의 주문이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29일엔 한화손해보험, 30일엔 KDB생명이 후순위채를 발행한다. 다음달 24일과 26일엔 각각 한화생명과 흥국화재가 6000억원과 30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 및 후순위채를 찍는다.

대부분 메리츠화재처럼 당초 계획했던 모집액보다 수요예측이 몰렸다. 한화생명은 최초 신고한 3000억원에서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6000억원까지 발행을 계획중이다. 흥국화재는 2500억원이 목표였지만 3000억원으로 증액 발행한다.

보험사 뿐만 아니라 신한금융그룹과 NH농협금융지주도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다음달 진행한다. 신한금융그룹은 27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4000억원까지 증액할 수 있다는 의견이고, 농협지주도 증액 가능성이 있다.

금융사들이 대부분 찍어내는 자본성증권은 만기가 길고 되팔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금융채라는 안정성과 함께 상대적으로 높은 이자를 제공한다. 대게 5년후 콜옵션(조기상환)도 시행한다.


높은 이자를 줘야함에도 금융사들이 찍어내는 이유는 자본으로 인정이 돼서다. 보험사는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K-ICS(킥스·신지급여력제도)에 자본성증권 발행이 도움이 되고, 은행 기반 금융지주들은 국제결제은행(BIS) 총자본비율과 기본자본비율을 높일 수 있다.

자본성증권을 발행하는 즉시 완판이 되던 지난 2022년 상반기 수준으로 2년여만에 돌아왔다는 것이 금융권 평가다. 같은해 하반기 금리변동성이 커지면서 자본성증권 수요가 크게 흔들렸었다.

이런 고금리 기조가 전개됐고, 투자자들이 신용등급이 더 높고 안정적인 우량 투자처를 찾기시작했다. 곧바로 자본성증권의 인기가 떨어졌다. 이 같은 흐름은 2023년 상반기까지 이어지다 같은 해 하반기에 풀리기 시작했다. 최근 글로벌 금리인하 시그널이 감지되면서 다시 한 번 수요가 폭발하는 모습이다.

특히, 금리가 인하되면 신규로 투자하는 채권의 수익률은 떨어지는 반면 이미 보유 중인 채권의 가치는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그 전에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의 자본성증권을 확보하려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는 셈. 기관투자자 뿐만 아니라 개인투자자들도 관심을 갖는 것으로 관측된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거의 기관투자자 위주였던 자본성증권 수요가 최근엔 개인투자자들로 번져가고 있다"며 "창구에 개별 회사를 지목해 매수를 요청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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