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는 못 버티겠다"…미국 기업들, 중국 직접투자 반토막났다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 2024.08.28 14:35

2023년 미국의 대중 직접투자 40% 감소한 51억$,
100억달러 웃돌던 2014년과 비교해도 절반수준…
MS·테슬라 이어 IBM·GM 등도 사업축소·감원 결정

미·중 무역갈등이 장기화하면서 미국 기업들의 대중국 투자 규모가 절반 수준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AP=뉴시스
미·중 무역갈등이 장기화하면서 미국 기업들의 대중국 투자 규모가 절반 수준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IT(정보통신)·제조 등 대부분 산업군의 기업들이 중국 사업을 축소하거나 인력 감축에 나서고 있다.

28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미 상무부 자료를 토대로 지난해 미국의 대중국 직접투자액(현금흐름 기준)이 51억달러(6조8000억원)로 전년 대비 약 40% 감소했다고 전했다.

외국인 직접투자액은 연도별로 편차가 큰 통계지만 지난 10년간 추이를 봐도 감소세다. 100억달러(13조4000억원)를 웃돌았던 2014년 이후 10년간 연도별로 증감은 있지만 단 한 번도 100억달러에 근접하지 못했다. 2016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국 강경정책 이후 감소세가 본격화했고,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2021년엔 마이너스를 기록하기도 했다. 팬데믹이 종료되면서 투자가 되살아났지만 10년 전과 비교하면 딱 절반 수준이다.

지난해 미국의 대중국 직접투자액(현금흐름 기준)이 51억달러(6조8000억원)로 전년 대비 약 40% 감소했다. /그래픽=김지영
2020년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했지만 반도체 등 첨단산업에서 대중국 견제를 강화하면서 상당수 미국 기업들이 중국에서 사업을 확대하는 것이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IT·법무 등 전문 산업에 대한 미국의 대중국 직접투자는 2년 연속 마이너스다. 주요 미국 기업들이 중국 내 사업조직을 축소·철수하고, 현지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에 나섰다.

미국 대표 테크기업인 IBM은 중국 R&D(연구·개발)센터를 인도로 옮기고 직원 1000여명을 해고하기로 했다. 1984년 중국 시장에 진출해 매년 사업 규모를 키워왔던 IBM은 지난해 중국 매출이 20% 가까이 감소하자 대대적인 사업 축소 결정을 내렸다. 중국 경기 침체 상황이 장기화하고 있는 데다 현지 기업들과의 경쟁까지 치열해져 더 이상 승산이 없다고 판단했다는 분석이다.


IBM에 앞서 마이크로소프트(MS), 테슬라, 애플, 인텔 등도 잇따라 중국에서 사업을 철수하거나 직원 재배치에 나섰다. MS는 지난 5월 중국 법인 내 직원 800여명을 미국, 호주, 캐나다 등 근무지로 이전할 것을 제안했다. 테슬라는 중국 내 영업 및 서비스, 엔지니어, 생산 등 전반적인 부문에서 인원을 감축하기로 했다. 애플은 인도와 베트남으로 생산기지를 다변화했다.

미국 대표 테크기업인 IBM은 중국 R&D(연구·개발)센터를 인도로 옮기고 직원 1000여명을 해고하기로 했다. 중국 베이징에 있는 IBM 사무실 전경./AFPBBNews=뉴스1
IT뿐 아니라 제조업체들도 중국 사업 축소 또는 철수를 고려하고 있다. 특히 현지 업체들의 약진으로 중국 내 외국계 자동차 업체들의 점유율이 2020년 61%에서 지난해 42%로 낮아지면서 자동차 기업들의 투자가 급감했다. 미국의 대표 자동차 기업인 GM은 중국 R&D 부문에 대한 구조조정을 검토하고 있다. 메리 바라 GM 최고경영자(CEO)는 "중국 현지 사업의 고정비 절감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합작사와 사업 재구축 논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의 대미국 직접투자도 200억달러에 육박했던 2016년을 정점으로 급감했다. 중국 기업들의 현금흐름 기준 미국 직접투자는 코로나19가 발발한 2020년 마이너스로 전환돼 지난해까지 비슷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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