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사이클 왔는데"…조선업, 3년만 '공동 파업'에 찬물 우려

머니투데이 박미리 기자 | 2024.08.28 16:25
조선노연, 1차 공동파업/그래픽=윤선정
국내 주요 조선사 노동조합들(조선업종노조연대)이 28일 경고성 '공동파업'에 나섰다. 사측과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 추가 파업도 불사하겠다는 방침이다. 조선업계는 파업이 본격화할 경우, 모처럼 찾아온 슈퍼사이클(초호황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조선업종노조연대(이하 조선노연)에 속한 조선사 노조 대부분은 이날 파업을 벌였다. △HD현대중공업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3시간 △HD현대삼호중공업 오후 1시30분부터 5시까지 3시간30분 △케이조선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5시간 △HSG성동조선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2시간 등이었다. 한화오션 노조도 오후 12시20분 교섭 보고대회를 연 후 파업(4시간)을 했다.

조선노연의 공동파업은 2021년 이후 약 3년 만이다. 조선노연은 "원만한 타결을 위해 협상을 이어갔으나, 사측은 노동자들이 수용할 수 있는 제시안을 제출하지 않았다"고 했다. 현재 이들은 사측과 처우 개선 등 문제를 놓고 이견을 빚고 있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기본급 15만9800원 인상 △근속수당 1년에 1만원 △정년연장 65세(임금피크제 폐지) △신규채용 △명절귀향비 200만원 증액 △성과금 산출기준 변경 △사내하청지회 노조간부의 자유로운 출입 등을 요구했다. 사측과 20여차례 교섭을 진행했지만, 여전히 견해 차를 좁히지 못했다. 한화오션 노사는 RSU(양도제한조건부주식) 지급 기준 등의 문제를 놓고 대립각을 세우는 중이다.


노조는 국내 조선업이 슈퍼사이클을 맞이한 만큼, 미뤄진 처우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영국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업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7월 신조선가지수는 187.98으로, 1년 전보다 15.61 포인트 올랐다. 조선업 최대 호황기로 꼽히는 2008년 9월(191.6) 수준에 육박한다. 국내 조선사들은 건조, 가격 등 경쟁력을 앞세워 3~4년치 일감을 쌓고, 오랜기간 이어온 적자 흐름도 끊었다. HD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흑자 전환한 후 올 상반기까지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 한화오션은 올 1분기 흑자로 돌아섰다.

조선업계는 파업으로 인한 피해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파업 기간이 짧고, 협력회사 직원 비중이 높아 공정이 모두 중단되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갈등이 장기화 할 경우 조선사가 입을 타격이 클 수 있다. 조선노연은 "28일 경고파업 이후에도 사측에서 별다른 안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9월 4일 울산, 9월 9일 거제에서 조선소 노동자들이 모여 금속노조·조선노연 공동투쟁을 전개할 예정"이라면서 추가 파업의 여지를 뒀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수년간의 불황을 극복하고 본격적인 경영실적 회복의 분수령이 될 매우 중요한 시기에 파업에 나서 유감스럽다"며 "추가 파업을 자제하고 교섭에 집중해 합의점을 모색해 나갈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노사가 지속적으로 임단협 교섭을 진행 중"이라며 "노조와 협상을 통해 지속적인 대화를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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