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성은 멈췄다" 오아시스 15년 만에 재결합…정태영 "한국 와라"

머니투데이 양성희 기자 | 2024.08.28 08:17
오아시스 노엘 갤러거(오른쪽), 리암 갤러거 형제/사진=오아시스 공식 인스타그램
'제2의 비틀스'로 불리며 1990년대 브릿팝을 이끈 영국 밴드 오아시스가 15년 만에 재결합한다. 밴드 간판 멤버인 노엘·리암 갤러거 형제가 화해하면서다.

28일 오아시스 공식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에 따르면 갤러거 형제는 최근 모습으로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총성은 멈췄다"며 재결합 의사를 밝혔다. 이들은 "별들은 정렬됐다. 위대한 기다림은 끝났다"라고도 했다.

재결합 무대는 내년 7월 영국 카티프 프린시펄리티 스타디움 공연에서 성사된다. 이어 맨체스터, 런던, 에든버러, 더블린을 오가는 14회 일정으로 '오아시스 라이브 2025 월드 투어'를 진행한다. 다만 갤러거 형제 외 다른 멤버들도 합류하는지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다.

갤러거 형제는 "(자신들의 공연을) 보러 오라"며 "텔레비전으로는 방송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는 31일부터 이어지는 티켓 판매 일정과 세부적인 공연 일정을 공개했다. 오아시스의 공연은 16년 만이다.

또한 오아시스가 내년 세계 최대 음악 축제 글래스턴베리 페스티벌의 헤드라이너(공연에서 가장 주목받는 출연자)가 될 것이라는 소문도 돌고 있다.

두 형제의 재결합 소식에 전 세계 팬들은 환호했다. 내한 공연도 성사될지 주목된다. 국내 팬층이 상당히 두터워 2006년과 2009년 내한 공연 당시 티켓이 순식간에 매진됐고 '떼창 문화'에 불을 지폈다.

대형 팝스타의 내한 공연을 주최해온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재결합 소식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유하면서 "참 잘했다"며 "당신들 노래 '돈트 룩 백 인 앵거'(Don't Look Back in Anger)도 있듯이 사이좋게 지내달라"고 썼다. 그러면서 "한국에 오면 진심으로 잘해드리겠다"고 했다.

정 부회장은 앞서 재결합설이 돌 때도 "루머가 모락모락한데 대찬성"이라며 "서울에서 소주 마시면서 서로 섭섭했던 이야기 하면서 온 김에 공연 한 번 하고"라고 썼다.
2009년 해체 직전 활동하던 오아시스의 모습/사진=뉴시스


'제2의 비틀스', '전설의 밴드', '브릿팝의 중심'…오아시스 어느 정도였나


1991년 영국 맨체스터에서 결성된 오아시스는 '전설의 밴드'로 불리며 큰 인기를 누렸다. 브릿팝은 록이라는 하나의 장르보다는 1990년대 당시 문화적 현상, 음악적 움직임을 일컫는데 그 중심엔 오아시스가 있었다.

오아시스는 1991년 결성부터 2009년 해체까지 발매한 정규 앨범 7장을 모두 영국 차트 1위에 올렸다. 전 세계적으로 9000만장 넘는 음반을 판매한 것으로 집계됐다.

영국 밴드로서 음악적, 문화적 영향력은 비틀스 이후 최고라고 평가받는다. 1996년에 열린 공연엔 영국의 인구 5%가 예매를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배 밴드들도 오아시스 팬을 자처하곤 한다. 미국 인기 밴드 마룬5는 오아시스 곡을 리메이크하기도 했다. 대표 히트곡은 '원더월(Wonderwall)', '돈트 룩 백 인 앵거(Don't Look Back in Anger)', '리브 포에버(Live Forever)' 등이다.


국내 팬들도 많아 갤러거 형제는 갈라선 뒤에도 각각 여러 차례 한국을 방문해 콘서트를 열었다. 특히 한국 사랑이 남다른 노엘 갤러거는 지난달에도 내한 공연을 했다. 공연 때마다 관객들은 떼창으로 화답했다.

노엘은 히트곡 대부분을 작곡했고 메인 기타와 서브 보컬을 맡았다. 리암은 메인 보컬로 활동했다. 해체 직전까지 함께한 멤버로는 기타를 담당한 겜 아처, 베이스를 맡았던 앤디 벨이 있다.
오아시스 공식 SNS와 갤러거 형제 SNS에 동시에 올라온 재결합 예고 게시물/사진=오아시스 인스타그램


"단 하루도 함께 일 못 해"…15년 전 오늘, 계속된 형제 싸움에 결국 해체


15년 전 오아시스 해체는 '형제 싸움'에서 비롯됐다. 갤러거 형제는 불화의 골이 깊었는데 형인 노엘이 결국 칼을 뽑아 들었다.

노엘은 2009년 8월 28일(현지 시각) 오아시스 홈페이지에 "리암과 단 하루도 함께 일할 수 없다"면서 탈퇴를 선언했다. 노엘의 탈퇴는 곧 오아시스의 해체로 이어졌다.

탈퇴 글을 올린 날 노엘은 리암과 무대 뒤쪽에서 심하게 다퉜다고 한다. 이에 당일 공연도 취소하며 팬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이들 형제의 불화는 여러 차례 수면 위로 드러났다. 2006년 내한 공연에서 노엘은 리암을 "쓰레기 같은 놈"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해체 여파는 시간이 지나서도 상당했는데 이듬해인 2010년 축구 스타 리오넬 메시가 "오아시스의 재결합을 위해 월드컵에서 우승하겠다"고 말해 화제가 됐다.

이후 재결합설, 화해설이 여러 차례 돌았지만 그때마다 설에 그쳤다. 재결합설은 최근 리암이 관련 소문에 대해 "흥미로운 상황"이라고 답해 탄력이 붙었다.

또 리암은 올해 초 자신의 콘서트에서 '하프 더 월드 어웨이'(Half the World Away)를 부르기 전 "이 곡을 형에게 바친다"고 했다.

노엘은 최근 인터뷰에서 동생에 대해 이전보다 부드러운 어조로 말해 전 세계 팬들의 기대를 모았다. 이어 두 형제는 각각 자신의 SNS와 오아시스 공식 SNS에 '27.08.24. 8am'라고 동시에 올리며 재결합 중대발표 시점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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