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방에서 서라운드로 음악이 들렸다. 싱어롱(노래를 따라 부르는 것)까지 했으면 그냥 콘서트장에 와 있는 기분일 것 같았다."-롯데시네마 광음시네마 관람평.
팬덤을 노린 영화는 콘서트 실황 영상에 전후 비하인드 이야기를 다루는 '콘서트+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정착됐다. 과거 '세븐틴(젝스키스)'이나 '평화의 시대(HOT)' 등이 혹평 속 흥행에 참패한 데서 얻은 교훈이다.
콘서트 실황 영화의 핵심 과제는 콘서트 현장의 생생한 분위기를 재현하는 것이다. 팬덤 영화의 성패가 고객인 팬덤 만족도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극장가는 팬덤을 비롯해, 아티스트와 기획사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다. 콘서트 실황 영화에 아이돌 굿즈가 따라붙는 건 당연한 일이다.
코로나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만 해도, 아티스트나 기획사가 극장을 찾아가 공연 실황 영화 상영을 요청하는 게 대부분이었다. 대면 활동이 금지돼 공연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팬들과 접촉할 수 있는 창구가 소규모 극장이었기 때문이다. 기획사 입장에서도 이미 완료한 콘서트 영상을 재가공하는 콘서트 실황 영화는 재정적으로 부담이 크지 않았다.
그러다 극장 관람객이 급감하고 신규 영화 부재의 대안으로 콘서트 실황 영화가 뜨면서 최근에는 극장들이 먼저 아티스트나 기획사에 손을 내미는 분위기다.
제작 방식도 달라졌다. 콘서트 실황 영상을 넘겨받아 재가공하던 것에서, 최근에는 콘서트 기획 단계에서부터 극장이 참여해 비하인드에 담을 콘텐츠를 준비한다. 극장마다 자기 상영관에 적합한 카메라로 콘서트를 별도 촬영한다. 독점 콘텐츠를 제작하는데 공을 들이는 것이다.
전담 조직도 신설했다. CJ CGV는 조직 내 공연 콘텐츠를 전담하는 '아이스콘(ICECON)'팀이 있고, 특수 상영관용 콘텐츠를 실질적으로 제작하는 '포디플렉스'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롯데시네마의 경우 2022년 9월 전담 부서인 '롯시플'을 만들었다.
CJ CGV 관계자는 "CGV 내 콘서트 콘텐츠를 전담하는 아이스콘(ICECON) 팀과 자회사인 포디플렉스가 협력해 기획사에 먼저 제안하는 방식으로 영화가 만들어진다"며 "아티스트의 무대 뒤 진솔한 모습을 끌어낼 수 있는 질문은 물론, 카메라 시야각을 넓힌 3면 카메라나, 아이맥스용 카메라 촬영까지 우리의 노하우를 담아 극장에 최적화된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고민한다"고 말했다. CJ CGV의 경우 임영웅 영화 제작에 스크린X 기술이 담긴 22대 전용 카메라를 썼다.
일반관이 아닌 만큼 관람료는 상대적으로 비싸다. 여기에 어떤 아티스트 공연 실황을 담느냐에 따라, 기획사와의 협의에 따라 웃돈이 붙기도 한다. 28일 CGV가 독점 개봉하는 임영웅 영화의 경우 2D는 2만5000원, 스크린X는 3만2000원, IMAX는 3만5000원으로 일반 영화 상형시보다 5000~1만원가량 더 비싸게 책정했다.
콘서트 실황 영화이기 때문에 수익 분배는 IP(지적재산권, 아티스트)를 보유한 기획사 측이 대개 더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관객이 영화 한 편을 보기 위한 비용을 1만원으로 가정하면, 통상 10% 세금을 제외한 9000원의 수익을 영화관 측과 배급사가 5대 5로 나눈다. 그러나 아이돌 콘서트 실황 영화는 팬덤 규모에 따라 성패가 극명히 갈리는 만큼 극장 측 수익 분배 비율이 낮아 4대6에서 2대8까지 책정되기도 한다.
양경미 연세대학교 영상산업 겸임교수는 "통상 한국 영화는 극장과 배급사가 5대5 정도로 나누는데 콘서트 실황 영화는 아티스트별로 다르게 책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스크린X, 4DX 등 특수 상영관 시스템과 장비, 전용 콘텐츠를 연구개발, 유통한다. 코로나19 이후 매년 실적이 증가해 지난해 매출액 1180억원과 영업이익 148억원, 순이익 89억원을 달성했다. 중국과 미국 자회사는 지난해 말 기준 순 적자 상태다. 국내 매출로 수익 상당 부분을 얻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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