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고점이 기억나는 이유…너무 높아진 밸류에이션[오미주]

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 | 2024.08.27 18:32

[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시장]

미국 증시가 지난 8월5일 전후로 급락한 뒤 3주일간 V자형 급반등에 성공했다.

최근엔 증시 상승세가 대형 기술주와 AI(인공지능) 수혜주를 넘어 다른 종목으로 확산되며 강세 기조가 시장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는 낙관론도 제기되고 있다.

S&P500지수 추이/그래픽=김지영

26일(현지시간)엔 30개 우량주로 구성된 다우존스지수가 올들어 사상최고치를 경신했고 S&P500지수도 사상최고치까지 0.9%가량만 남겨 놓은 상태다.

하지만 투자 전문가인 마크 허버트는 이날 마켓워치 기고문을 통해 미국 증시의 밸류에이션이 2022년 1월3일 고점 당시와 비슷한 수준으로 높아졌다며 고평가 우려를 제기했다. 미국 증시는 2022년 초 밸류에이션이 높은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이 치솟아 오르자 침체장에 빠졌다.

허버트는 2000년 이후 미국 증시의 밸류에이션을 다양한 기준으로 계산해 분포를 분석한 결과 현재는 거의 모든 밸류에이션 지표들의 백분위수가 2022년 1월 초와 마찬가지로 90%를 넘어섰다고 지적했다. 이는 현재보다 밸류에이션이 더 높은 경우는 2000년 이후 10%도 안 된다는 의미다.

백분위수가 90%를 넘지 않는 유일한 밸류에이션 지표는 과거 12개월 주당순이익(EPS)을 기준으로 한 주가수익비율(PER)뿐이었다. 하지만 후행 PER의 백분위수 역시 81%로 높은 편이었다.


허버트는 밸류에이션 지표의 백분위수가 100%라는 것은 증시가 2000년 이후 그 어느 때보다 고평가됐다는 의미라는 점에서 가장 비관적인 상태라고 설명했다.

물론 밸류에이션 지표의 백분위수가 90%를 넘었다고 해서 증시가 더 오를 수 없다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밸류에이션이 이미 높은 상태에서 더 상승한다는 것은 역사적으로 전례없는 고평가 영역으로 더 올라간다는 의미다.

허버트는 증시 밸류에이션이 단기적인 증시 향방을 예측하는 수단으로는 부족하지만 향후 10년간의 증시 수익률을 전망하는데는 유용하다고 지적했다.


허버트가 조사한 현재 증시의 밸류에이션을 보면 향후 12개월 EPS 전망치 기준 PER은 현재 23.7배로 2000년 이후 백분위수가 100%였다. 주가순자산비율(PBR)도 5.05배로 100%였다.

주가매출액비율(PSR)은 2.98배, 주가배당금비율은 1.28%로 각각 98%였다. 경기 조정 PER인 CAPE 비율은 36.29배로 96%, 버핏 비율로 불리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시가총액 비율은 1.97배로 98%였다.

이런 가운데 모간스탠리의 수석 주식 전략가를 역임한 트라이베리에이트 리서치의 설립자인 애덤 파커는 이날 보고서에서 경제 성장세가 둔화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현재 주가는 너무 완벽하고 낙관적인 시나리오를 반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성장과 금리, 물가에 대한 인식 변화를 감안할 때 미국 주식의 리스크 대비 기대 수익은 점점 더 나빠지고 있다"고 밝혔다.

또 현재 기업들의 높은 순이익 전망치를 뒷받침하는 것은 소비자 지출인데 소비자 지출이 약화되고 있어 기업들의 올 4분기와 내년 순이익 전망치가 올 가을에 하향 조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파커는 S&P500 기업들의 내년 EPS를 254달러로 전망했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인 279달러 대비 9% 낮은 것이다. 그는 기업들의 순이익 전망치를 비롯해 "모든 것이 현재 주가 수준에서 너무 낙관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오는 9월과 10월 사이에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 하향 조정이 불가피해 보이는 가운데 향후 6주 이내에 또 다른 성장에 대한 공포가 증시를 강타한다면 현재 밸류에이션은 투자자들을 보호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시가 너무 고평가돼 있어 약간의 악재에도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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