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서울시 상권분석서비스에서 한식 커피 양식 호프 제과점 패스트푸드 치킨 등 7개 외식업 현황을 살펴본 결과 지난해 연말부터 매분기 폐업하는 매장이 증가하고 있다. 서울 지역의 폐업 점포 수는 지난해 4분기 4606개에서 올해 2분기 5014개로 8.9% 늘었다. 이는 프랜차이즈와 일반 점포 수를 더한 수치다.
업종별로 보면 커피전문점을 제외한 6개 업종의 매장 수가 모두 감소했다. 치킨전문점은 지난해 4분기 5564개에서 5498개로 1.2% 줄었다. 같은 기간 패스트푸드점은 5921개에서 5840개로 1.4%, 호프는 8598개에서 8220개로 4.4% 감소했다. 커피전문점은 11만8714개로 0.6% 늘었다. 최근 저가 커피 브랜드가 매장 수를 빠르게 확대하고 있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또 한식음식점, 제과점, 커피전문점을 제외하고 올해 개업 점포보다 폐업 점포가 더 많다. 상반기 양식음식점 784개, 호프 655개, 패스트푸드점 591개, 치킨전문점 504개가 문을 닫았다. 폐업률로 따지면 패스트푸드점(5%)이 가장 높다. 외식업종 7개의 상반기 전체 점포수는 23만7612개로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0.8% 감소했다.
고물가 장기화에 따라 소비자들이 외식에 지갑을 닫으면서 돌파구를 차지 못한 외식업 점포들이 문을 닫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외식 물가는 전년 대비 6% 오른 데 이어 최근까지 오름세를 보인다. 실제 지난달 외식 물가 상승률은 2.9%로 전체 소비자 물가 상승률(2.6%)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매장을 양도하는 자영업자의 사례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자영업 점포 매매·임대 사이트 '아싸 점포거래소'에 따르면 치킨 주요 3사(bhc BBQ 교촌)의 양도를 위해 내놓은 매물은 이날 기준 총 195개로 집계됐다.
프랜차이즈 업종에 종사하는 박모씨의 사정도 비슷하다. 서울 모처에서 11평 규모의 배달전문 매장을 운영하는 박씨는 하루도 쉬지 않고 일해서 월 매출 6500만원을 올린다. 하지만 프랜차이즈 필수 지불 비용, 배달 수수료, 인건비, 임대료 등을 제외하면 한 달에 손에 쥐는 돈은 500만원이 안 된다.
그는 "1억원 정도 권리금을 내고 장사를 시작했지만 매장 양도가 안 돼서 7000만원으로 내렸다"며 "배달전문점이 장사를 처음 하는 사람들에겐 편할 수 있지만 배달 수수료, 인건비 부담이 늘며 순수익을 좀먹고 있어 양도를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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