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경우 대통령의 영향력과 효율성이 교차하는 시점(골든크로스)은 대략 재선 1년차로 본다. 5년 단임제인 한국의 경우 집권 3년차를 교차점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대통령이 자신이 구상하고 이루고자 하는 국정과제를 과감하게 도전하고 실행할 최적의 시점인 셈이다. 이 시기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승산 있는 대통령'이 될 수도 있다.
#작금 윤 대통령의 정치적 상황은 심히 곤궁하다. 라이트 교수는 대통령의 3대 국정운영 자원으로 △대선 득표율 △의회 내 여당 의석수 △국정 지지율을 꼽았다. 윤 대통령은 역대 최다 득표로 대통령에 당선된 것을 제외하면 국정 운영 자원의 상당 부분을을 상실한 상태다. 22대 총선에서 여당은 전체 300석 가운데 108석을 가져오는데 그쳤고 국정지지율은 한국갤럽 조사를 기준으로 20% 후반대에서 횡보 중이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윤 대통령에게 시간이 많지 않다. 대통령의 영향력과 효율성이 교차하는 이 시점에 가장 강력한 국정 드라이브가 필요하다. 거대 야당의 입법 장벽을 넘어설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재의요구'만 거듭해서는 승산이 없다. 여야가 공통의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정책들에 대해 우선순위를 두고 접근해야 한다. 예컨대 연금개혁, 저출생 문제 등이 대표적이다. 민생과 관련한 현안 대응도 정부와 여당이 주도할 수 있는 문제들이다.
#리처드 뉴스타트 전 하버드대 교수는 저서 '대통령의 권력'에서 "대통령이 행사할 수 있는 가장 큰 입법 수단은 설득력"이라고 했다. 임기 내내 여소야대 국면에서 국정을 이끈 도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은 욕을 먹더라도 옳은 일이라면 소신을 갖고 밀어붙인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레이건 전 대통령은 정교하게 마련한 정책을 바탕으로 집요한 설득을 통해 거센 야당의 반발을 뛰어넘었다.
거대 야당에 맞서고 있는 윤 대통령에게 가장 필요한 것 역시 설득력이다. 영수회담이니 다자회담이니 하는 형식론은 부차적이다. 민생과 국가의 미래를 위해 기본을 잘 갖춘 정책, 정교한 방법론을 무장한 정책을 국민들에게 소상히 설명하고 허심탄회하게 야당을 설득하는 자리가 덕욱 중요하다. 그것이 바로 '승산 있는 대통령', '성공한 대통령'으로 가는 길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이번주 예정된 윤 대통령의 국정브리핑이 국정운영의 반전계기가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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