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P 예측 실패한 한국은행, '빅데이터'로 소비 단기전망 한다

머니투데이 김주현 기자 | 2024.08.25 12:00
/사진=이미지투데이

한국은행이 신용카드 결제 데이터와 인터넷 검색 등 빅데이터를 이용한 민간소비 단기전망 시스템을 개발했다. 품목별 지출과 물가 등 소비 동향을 속보성있게 파악하기 위해서다.

지난 1분기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이 예상을 크게 웃돌면서 한은이 정확한 경기 전망에 실패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에 한은은 경제 전망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소비 동향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는 데이터 기반의 '나우캐스팅' 시스템을 구축했다.

한은이 25일 발표한 'BOK이슈노트: 빅데이터 기반 소비패턴 분석과 전망'에 따르면 GDP 민간소비는 2분기 소폭 둔화 이후 완만한 개선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범석 한은 경제모형실 거시모형팀 과장은 "최근 민간소비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신속하고 정도높은 소비 전망의 필요성이 커졌다"며 "이달부터 발표하는 '분기별 경제전망'을 지원하기 위해 빅데이터와 생성형 모형 등 최신 기법을 활용한 민간소비 단기전망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모형은 재화·서비스 등 19개 세부 품목별 전망을 통해 월별 소매판매지수와 서비스지수, 분기별 GDP(국내총생산) 민간소비와 소비자물가 등을 동시에 전망한다.

소비 품목별 신용카드 승인액과 인터넷 포탈 검색량, 뉴스보도량 등 일별로 입수할 수 있는 빅데이터를 자동화 시스템으로 처리해 경기 판단의 효율성과 속보성을 확보했다는 게 주요 특징이다.

또 과거 패턴이 지속될 경우 예상되는 '소비 관성'과 거시환경 변화에 따라 시차를 두고 나타나는 '소비 조정'을 구분해 분석한다는 점도 장점이다.


소비 관성은 고빈도 빅데이터에 나타나는 패턴을 생성형 모형으로 학습시켜 과거 패턴이 지속될 때 예상되는 소비를 뜻한다. 소비 조정은 소비관성에 따라 설명되지 않는 부분으로 △가계소득 △정부의 공적이전 △소비심리 △이자비용 등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분석된다.

서 과장은 "당월 민간소비 변동은 약 88%가 소비 관성에 의해 설명되고 전망시계가 길어지면 소비관성의 설명력이 낮아지는 대신 소비조정의 영향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모형을 통해 과거 소비조정과 최근 소비전망을 분석한 결과 2020년 1월 기준 소비조정 효과는 코로나19(COVID-19) 발생에 따른 소비자 심리 악화가 당시 소비 둔화의 주된 요인으로 작용한 반면 공적이전소득이 이를 일부 상쇄한 것으로 분석됐다.

또 지난달말 기준으로 소비관성을 전망한 결과 재화 소비는 하반기부터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비스 소비는 완만한 회복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GDP 민간소비는 지난 2분기 소폭 둔화한 이후 완만한 개선세를 지속하고 소비자물가는 둔화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서 과장은 "고빈도 빅데이터에 기반한 실시간 소비를 통해 분기별 경제전망과 효율적인 통화정책 수행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정부정책 변화나 파업 등 주요사회·경제 이슈가 소비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체계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유용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다만 "소비에 영향을 미치는 소득과 부채, 심리 등은 별도로 전망하지 않았다는 점은 한계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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